•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김정일 재남침 초대장. 한미동맹파괴공작 즉각 중단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와 대령연합회가 8일 오후 주최한 ‘노무현 최후통첩 100만 국민대회’가 열린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전시작통권 조기환수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직 국방장관들과 지식인 700여명에 이어 경찰청장 총수들이 다음주 전시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전시작통권과 한미동맹에 관한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행사를 한 시간 앞둔 오후 2시, 이미 1000여명의 사람들이 집회가 열리는 국가인권위원회 앞을 가득 메웠다. 행사장 주변에는 노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고 전시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100만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또 행사장 한쪽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애국단체 ‘박애단’ 회원 50여명이 참가해 ‘노무현 퇴진, 열린우리당 해체’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서 있었다.

    행사장에 일찍 도착한 참석자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어김없이 들려있었으며 이들은 ‘조국찬가’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었다. ‘전시작통권 논의 중지’ ‘반역정권 노정권 타도’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던 한 노인은 격앙된 목소리로 “차라리 대한민국을 통째로 김정일에게 바치지 그러느냐”는 말로 적대감을 내비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행사 예정 시간인 오후 3시, 행사장은 7000여명의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면서 행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은 ‘한미연합사 해체 국민투표 실시하라’, ‘한미동맹 파괴공작 즉각 중단하라’, ‘국가안보 생명줄 끊는 노 정권 이적 집단으로 규정한다’, ‘동맹파괴 적화공조 반역정권 타도하자’, ‘국민저항권으로 좌익 쿠데타 진압하자’, ‘간첩일만 골라하는 노 정권 타도하자’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으로 둘러싸였다.

    이 단체는 대회사에서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사항인 전시작통권 환수를 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을 내란 외환죄로 고발하기 위해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우리는 자유를 지키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바쳐 싸웠다”며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반대 이유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북한 김정일 정권이 위험하기 때문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해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노 정권은 김정일 정권만 살찌우는 후진국 정권”

    전 의원은 감기에 걸린 듯 목이 잠겨 잠시 숨을 고르면서 “정부가 3만 여명의 목숨을 희생하며 한국전에 참전했던 우방 미국을 한국땅에서 나가라고 하고 있다. 노 정권은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져야 ‘무력도발’이라고 김정일 정권을 비난할 것이냐”며 “노 정권의 햇볕정책은 김정일 정권을 살찌우는 데 쓰였다. 노 정권은 모든 과거사 부정하고 국민 안보를 불안하게 만드는 후진국 정권”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 정권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선전물을 공중으로 날려보내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를 지켜본 국민행동본부 최인식 사무총장은 얼마 전 청와대 인근에 국내의 한 탈북자 단체가 제작해 북한으로 날려보낸 ‘반 김정일 유인물’ 중 일부가 떨어져 소동이 일어났던 사건을 언급하며 “이것은 바로 청와대가 북한땅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앞서 첫 번째 연사로 단상에 오른 같은 당 송영선 의원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애국가를 들으면서 목이 메였다. 분명히 우리나라를 하나님이 보우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운을 뗀 뒤 “누구를 위한 전시작통권 환수냐, 작통권 환수는 4700만 국민을 호랑이 굴 속으로 내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1년 반 후에 차기 대선에서 제2의 노무현 정권을 맞이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송 의원은 “미국이 있었기에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을 지금껏 막을 수 있었으며 중국 일본도 우리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며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면 일본은 또다시 우리를 삼키려 할 것이고 중국의 역사 왜곡은 더욱 심각해지며 북한의 침략이 발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선 “전시작통권 환수는 4700만 국민을 호랑이 굴로 내던지는 것”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노 정권은 안보불안을 야기해 김정일보다 더 대한민국 안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제한 뒤 “적들과 싸우려면 재래식 무기로는 역부족이다. 전쟁수단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며 “노 정권이 한미연합군 해체에 동의한다면 핵무기 개발을 촉구할 것이다. 적국이 핵 무장하면 상대국도 핵무장 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 회장은 “대한민국은 두 개의 풀지 못하는 수수께기를 가지고 있다”며 “하나는 ‘자주’라는 말로 ‘전시작통권 환수’를 주장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노 정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노 정권의 ‘자주’선동에 이끌린 국민들의 표를 얻지 못할까 봐 무서워 투쟁 한번 못하는 한나라당의 알쏭달쏭한 실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해식 독립신문 대표는 “전시에 한미가 50대 50으로 가지고 있는 전시작통권을 환수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노 대통령이 과연 제정신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전 세계가 위험하다고 하는 북한 미사일을 노 대통령만 아직도 ‘북한 미사일은 위험하지 않다. 일부 정치인이 이것을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노무현은 정신병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군복을 입은 예비역 군인들이 대거 참여했고 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민병돈 전 육군사관학교교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