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은 불편부당한 중립을 지킨다는 이미지로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감추고 있을 뿐 사실상 하나의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세력화가 됐다”

    인터넷 논객 변희재씨는 26일 ‘자유언론인협회(회장 양영태)’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한 ‘2007년 대선은 포털이 결정’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2007년 대선에서 포털이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변씨는 “포털은 표면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드러내지 않고  중립을 지키는 듯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바로 이점이 포털의 언론권력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 “취임 이후 줄곧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종이신문을 죽이는 정책으로 일관했으며 신문 전체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발언을 지속하여 신문의 신뢰성을 실추시켰다”고 평하면서 “포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언론권력을 누리고 있고 그 어떤 언론이나 정당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있다. 포털은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언론권력이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성호 “포털, 막강한 언론권력 누리며 책임과 의무는 안지켜”

    또 이 토론회에 참석한 중앙대 법과대학 제성호 교수는 “포털이 막강한 언론 권력을 누리고 있으면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 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이슈를 선점해 정보를 자기 구미에 맞게 왜곡, 편집해서 네티즌들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포털의 폐단을 지적했다.

    제 교수는 “신문법 규율 밖에 있는 포털이 여러가지 자료를 통해 이미 '권포유착', 권언유착을 하는 등 권력기관이나 다름없다”며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 기사를 활용하면서 편집방향에 대해서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에 대한 아무런 법적 규율을 갖고 있지 않다. 정당한 언론의 자유를 빼낸 후 인격살인, 인권침해, 명예훼손 같은 것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포털도 법의 규제를 받는 게 마땅하다”며 “현재 포털에 의한 교묘한 정치 공작은 신문법에서 규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터넷 포털이 저지르는 정치공작을 규율하는 법안이 새로 만들어져서 포털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강녕 “포털은 나오는 문 없는 블랙홀, 정치적 영향력 행사하기도”

    백강녕 조선일보사 기자는 "포털은 들어가는 문은 있는데 나오는 문이 없는 블랙홀 같은 존재"라며 "검색포털의 역할은 컨텐츠를 만든 사람과 소비자를 연결시켜줘야 하는 것인데 포털이 그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백 기자는 "포털은 "정보가 쌓인 저수지가 되어버렸다"고 전제한 뒤 "포털 밖에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나는 이상한 현상 때문에 좋은 사이트가 새로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포털이 길을 찾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길은 신경 쓰지 않고 길을 가져다 놓고 걸어가라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포털의 정치성’에 대해 “자신들은 정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이 더 정치적인 생각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포털은 2007년 대선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메인 화면에 어떤 기사를 상위에 올려놓느냐가 관건인 포털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반면 인터넷 기자협회 사무처장 이준희씨는 “기성언론이 겉으로는 불편부당, 중립을 표방하는 듯하면서도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지지를 정치 기사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미디어 시대, 국민정치 참여 시대에 의제형성에 실패한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포털로의 집중 및 독점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포털의 권력화를 비판하기에 앞서 기존 미디어의 자기반성이 필요할 때”라며 “조선 중앙 동아 등 유력신문과 방송 등 기성언론의 정치지향성과 편향성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털 전체를 언론으로 인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포털에서 뉴스 부문에 대한 일정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신문과 정치권력의 입장이 아니라 언론 주권자인 국민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여옥 “나는 포털의 공작과 허위사실로 원폭투하를 받은 사람”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축사를 통해 “모든 권력은 포털로 통한다는 게 이제 상식이 됐다”며 “예전에 언론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은 신문사의 중간제목을 뽑는 편집장이었지만 이제는 포탈사이트 편집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포털의 황당한 제목이 우리 사회의 상식을 뒤엎어 버렸다”며 “이미 우리는 2002년 대선 때 이러한 현실을 실감했다”고 포털사이트의 폐단을 짚어나갔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포털의 공작과 허위사실 때문에 원폭투하를 받은 사람이 나”라며 “내 의지, 원칙이 있었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고 나는 살아남았다. 2007년 대선은 우파가 차지할 것”이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도 “한국 언론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역사적, 태생적으로 거짓선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이비 좌파세력에 의해 진실이 거부되고 있으며 전통적 친여 방송인 KBS MBC등은 김정일 정권 입장을 대변하는 반 민족적 선동 매체로 전락했다”고 언론이 가진 문제점을 우선 짚었다.

    조 전 대표는 이어 포털사이트에 대해 “지금 포털은 사이비 친권력적 좌파 언론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면서 “정보화의 대세 속에서 새로 입장한 좌파권력이 반사실, 반국가, 반교역적 반문화를 유포시키며 한국 사회를 국난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훈련도 되지 않고 전문성도 없으며 증오와 오만과 편견으로 무장한 포털의 형태가 제어되지 않으면 한국은 선진국에서 멀어질 것이다. 사이비 오용언론의 반 언론적인 행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