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외투쟁 회의론’ ‘신입생 배정 거부 철회’ 등으로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무효투쟁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박근혜 대표의 팬클럽들이 박 대표의 길거리 투쟁을 적극 지원하며 떨어져 가는 한나라당의 투쟁에 새로운 원군으로 나서고 있다. 


    박 대표 지지모임인 ‘무궁화지킴이’는 10일 밤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40여명의 회원이 모여 ‘사학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무궁화지킴이측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각오로 사학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문제점을 도표로 정리해 회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단단한 ‘이론무장’을 시켰다. 특별한 홍보수단이 없는 이들로서는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맨투맨’ 방식으로 사학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려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회원 개개인의 이론무장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사로 초청된 전여옥 “사학법은 아이들을 정권홍위병 만들겠다는 것”

    무궁화지킴이는 특히 사학법의 문제점을 강연할 사람으로 박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 사학법 무효 장외투쟁의 선봉에 서 있는 전여옥 의원은 초청했다.

    전 의원은 “공개처형이 이뤄지고 북경 지역에서 여성을 공공연히 팔아넘기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가능하다'는 이종석 NSC사무차장의 내재적 접근 논리가 전교조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해지기에 사학법을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굳히기 전까지 하얀 도화지에 스스로 색깔을 고르게 해야 된다”며 “그러나 이미 색깔을 골라 놓고 여러 색을 덧칠하면 검은색밖에 안 나오며 이 검은색이 바로 ‘자포자기’ ‘냉소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이 ‘학생 학습권 수호대책특위’(위원장 이미경 의원)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적반하장”이라며 “전교조야 말로 아이들의 학습권을 무시하고 있다. 왜 방학 때는 연가투쟁을 하지 않고 학기 중, 그것도 학력고사나 수능을 앞두고 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열린당은 선전선동을 하기 위해 ‘학습권’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아이에게는 놀 수 있는 시간을, 전교조 선생에게는 연구하는 시간을’이라는 플래카드를 보고는 전교조 선생이 학업에는 열의를 보이지 않고 아이들을 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의원은 “정부에서 학생회를 법제화 시켜 그들에게 권력과 돈까지 주겠다고 하고 있다”며 “과거사법으로 죽어있는 적들까지 처단하고 신문법으로 비판언론에 재갈물린 데 이어 사학법으로 아이들을 정권의 홍위병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개방형이사제는 결국 또 하나의 낙하산”이라며 “노무현 정권이 신세 갚고 싶은 사람들을 이사로 내보내 먹고 살 수 있게 한자리 주려는 것으로 부도덕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가 비리사학 감사에서 종교계 사학을 제외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노 정권이 용의주도하게 적들을 분열시키려는 공산주의자식 선전선동을 하고 있다”며 “사학법이라는 초강수 칼을 들이대고 협박하는 정부에 대해 학부모 한사람 한 사람이 일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대통령은 누구보다 독재적인 인물"

    그는 또 “노 대통령은 국민여론도 우습게 아는 무서운 사람이다. 유시민·이종석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가 빗발치는데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며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독재적인 사람이고 국민·열린당을 모두 우습게 보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탄핵 하루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 남상국 사장을 4000만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줘 결국 남 사장이 한강에 뛰어들었다”며 “나 같으면 엄청난 죄를 지었으면 머리 깎고 절로 들어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보수들은 너무 약하고 비겁하다”며 “전교조는 학교에서 쫓겨나도 학교 앞에 문방구를 차리고 학습지 선생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념이 꿋꿋해서 승리한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요즘 매일 생각하는 것이 노 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전략”이라며 “친여 성향 언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하고 우파 언론 매체는 키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지지자들 “한나라, 사학법 문제점 핵심만 찍어 쉽게 설명하라”

    전 의원의 강연을 들은 뒤 무궁화지킴이 산하 ‘태극청년연합’ 대표 김한나(24)씨는 “한나라당은 전교조가 아니라 열린당과 싸워야 한다”면서 “열린당처럼 사학법에 대한 전선을 영리하게 그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또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전예석(44)씨는 “한나라당은 사학법의 문제점에 대해 수박겉핥기식 홍보만 해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를 따라다녀 봤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핵심만 찍어서 선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 ‘e하늘photo’를 사용하는 한 회원은 “방송 등 많은 언론이 친정부성향이어서 야당으로서 홍보할 수 있는 환경이 좁다”며 “그런 면에서 일반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역시 박근혜 팬클럽인 '애국애족산악회'도 지난 8일 북한산에서 산행을 겸한 이색적인 사학법 반대 투쟁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