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무인기’..헬기처럼 이착륙하고 비행기처럼 빠르게 나는 ‘틸트로터’ 방식
  • 우리나라도 헬기처럼 이착륙하고 비행기처럼 나는 ‘틸트로터’ 무인기를 개발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김승조, 이하 항우연)은 지난 11월 30일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무인기’를 첫 공개하고 비행 시연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스마트 무인기는 헬기와 프로펠러 비행기의 장점을 결합, 수직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형 항공기(이착륙 때는 헬기처럼 로터로, 비행할 때는 로터를 앞으로 90도 돌려나는 항공기)’로 전 세계적으로 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 ▲ 11월 30일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한 '스마트 무인기'의 모습.
    ▲ 11월 30일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한 '스마트 무인기'의 모습.

    ‘스마트 무인기’ 개발 사업은 2002년부터 정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 왔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영풍전자 등 20개 내외의 국내업체와 EATI 등 해외업체가 참가해 진행했다.

    그 결과 로터(회전날개)와 드라이브 시스템, 엔진 등은 해외의 도움을 받았지만, 자동비행제어시스템 등 대부분의 품목은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지경부와 항우연이 시연한 ‘스마트 무인기’의 틸트로터 기술은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3번째로 실제 비행에 성공했다.

  • ▲ 美강습상륙함 '와스프(Wasp)에 착륙 중인 美해병대 CV-22. 미국이 '틸트로터' 비행기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1979년 이란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실패 때부터다.
    ▲ 美강습상륙함 '와스프(Wasp)에 착륙 중인 美해병대 CV-22. 미국이 '틸트로터' 비행기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1979년 이란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실패 때부터다.

    틸트로터 기술의 선두는 미국이다. 미국은 ‘벨 헬리콥터’사에서 V-22 오스프리(Osprey) 수송기를 제작하고 있다. 특수작전용 MV-22, 수송용 CV-22, 구조 및 함대지원용 HV-22 등과 같은 파생모델이 있다. V-22는 1989년 첫 비행에 성공했고, 1997년부터 해병대에 5대의 양산기체를 인도했다. 미군은 2014년까지 360대의 V-22를 배치할 계획이다.

    후속주자인 이스라엘은 틸트로터 무인정찰기 ‘팬더(Panther)’를 2010년 말 공개했다. ‘팬더’ 무인기는 최대 비행시간 6시간, 작전반경 60km 가량의 소형 무인정찰기다. 이어 우리나라의 틸트로터 무인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지경부와 항우연 측은 2010년 기준 90억 달러인 세계 무인기 시장이 2020년에는 19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진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고 있다.

    지경부와 항우연은 2012년까지 충돌감지 및 회피 기술 검증, 최고 속도, 체공 시간 등 비행성능 검증을 계속하면서 TR-6X급(유인항공기의 60% 내외 크기) 무인기를 개발하고 국제 협력 가능성도 모색하기로 했다.

    항우연이 이번에 선보인 틸트로터 무인기 기술을 일반 항공기에 적용하면 군용기는 물론 해안 및 도서 감시, 산불 발생 감시 및 진압, 교통 감시, 황사․해일․태풍 등 기상 및 환경 관측 등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다 ‘틸트로터’ 기술과 고효율 엔진의 소형화까지 합쳐지면 미래형 자가용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