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출신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 또 만났네"
  • '질긴 악연', 이번에 또‥

    지난해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개월 만에 실전 무대에 서는 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복병을 만났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23일 밝힌 '2011 모스크바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심판 명단에 스위스의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가 포함된 것.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 감점 판정의 달인? =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는 지난 2009년 12월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킨 김연아에게 감점 판정을 내린 장본인이다.

  • 당시 김연아는 9명의 심판 중 8명으로부터 1.60점(가산점)을 추가로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아 안도 미키(일본·66.20점)에 0.56점 뒤진 2위에 그쳐 논란을 야기시켰다.

    피겨스케이팅 대회는 통상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컨트롤러로 이뤄진 '테크니컬 패널'이 점프의 도약과 착지시 엣지와 회전수 등을 평가하고 스핀, 스파이럴의 레벨을 결정한다. 여기에 심판진의 각 기술요소 평가(기초점) 및 가산점이 합산돼 최종 점수가 도출된다.

    따라서 심판의 기초점 평가와 더불어 테크니컬 패널이 매기는 '점프 등급'은 최종 채점 결과에 있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당시 경기에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참여한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가 납득하기 힘든 판정을 내림에 따라 전체 점수에도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는 2008년에도 대형 사고(?)를 친 바 있다.

    그랑프리 시리즈 '컵 오브 차이나'에 참여한 김연아가 3회전 연속 점프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우를 구사할 당시 "스케이트 날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뛰었다"면서 롱엣지 판정을 내린 것.

    그러나 경기후 비디오 판독 결과 김연아는 정확한 점프를 뛴 것으로 확인돼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전력이 있다.

    일본 지진 여파로 '여자 싱글' 심판 맡아 = 당초 세계선수권대회는 3월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본 대지진 여파로 개최 장소가 러시아 모스크바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남자 싱글의 테크니컬 패널로 참가할 계획이었던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도 스케줄이 변경돼 여자 싱글 부문을 맡게 됐다. 이래저래 김연아와는 질긴 인연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김연아는 22일 모스크바 세르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현지에 합류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모스크바에 오고 이번에 다시 왔는데 기분이 좋다.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지 않고 연습한 만큼 다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한 피겨 전문가는 "비록 이번 대회에 악연으로 얽힌 심판과 일본 출신인 아마노 신이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참여하게 되지만 김연아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평소 기량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기량 면에서 몇 단계 앞서 있는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 등의 추격을 능히 뿌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