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잡지 분쟁 잦은 한국 연예계 정밀 분석기사 "가족주의-특이한 아이돌 육성방식이 불화 불러"
  • ▲ 현지르포 '케이팝 아이돌의 피와 뼈'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주간문춘 기사.ⓒJP뉴스
    ▲ 현지르포 '케이팝 아이돌의 피와 뼈'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주간문춘 기사.ⓒJP뉴스

    "선배 작곡가가 후배 곡의 권리를 팔아도 선배에게는 항의도 못하고 혼자 눈물을 삼킨다. 일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서열관계가 한국에는 있다(일본레코드회사 관계자)"
    JP뉴스는 2일 "일본 주간지에서 동방신기, 카라를 비롯해 케이팝 아이돌의 소속사 분쟁이 잦은 이유에 대해 한국 특유의 '가족주의'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유력 주간지 슈칸뷴슌(주간문춘)은 2월 3일호에서는 케이팝 전문가이자 라디오DJ 후루야 마사유키 씨를 비롯, 카라와 일을 함께하고 있는 음악관계자, 일본 연예기자, 일본 레코드회사 관계자 등을 취재해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한국 연예계 분석 기사를 실었다.

    "한국은 독자적인 가족주의가 연예계에 반영되어있다. 때문에 소속사와 연예인은 비즈니스 관계라기보다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연예인은 'SM타운'이라는 이름으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연예인은 'YG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소속사 자체가 한 가족과 같아, 부모같은 존재인 사장을 거역할 수 없다.
    보통 (일본인들은) 소송을 하기 전에 대화로 풀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너희 뒤를 다 봐주고 있다'며 아버지 역할을 하는 사장에게 소속 아티스트들은 '알겠어요'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다. 일단 소송을 내고 보는 것도,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카라 일본이벤트 MC를 맡았던 후루야 마사유키 씨는 잡지에 말했다.
     
    JP뉴스에 따르면 잡지는 한국 특유의 가족주의 외에도 한국 특유의 아이돌 육성방식이 문제라는 시각도 전했다. 오디션에 합격하면 데뷔할 때까지 숙박비, 식사비, 레슨비, 교통비, 교육비 등을 전부 소속사에서 부담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노예계약'을 부른다는 것이다.

    "오디션에 100명 합격하여 훈련을 시키면 스타가 되는 이들은 약 5명 정도. 그 다섯 명이 100명 분의 훈련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된다. 동방신기는 이례적으로 13년이라는 장기계약기간으로 인해 '노예계약'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지만 계약기간이 긴 것도 그들이 얼마만에 스타가 되어 얼마나 벌어다줄 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한국 스포츠지 기자)."
     
    "그렇다고 계약기간이 짧아지면, 짧은 기간 동안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과중한 스케줄을 요구하게 된다. 전략적이지 못한 과잉노출은 시청자를 질리게 만들어 연예인 수명이 짧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일본 연예기자)"
     
    잡지는 또 한국 연예계는 너무나 모순적인 계산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저작협회 야마다 회장은 주간문춘 취재에 "한국 가수에게 1개월 치 인세를 가져다 준 적이 있는데 그는 '이거 몇 년 분이냐'며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한국 연예계 저작권 환원시스템은 황당할 정도로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한국 연예인에 대해 일본레코드회사 예능 관계자는 "한국연예인들은 다들 돈, 돈 소리밖에 할 줄 모른다"고 비난한다고 잡지는 소개했다. 한국에서 돈 문제가 깨끗하지 않으니 일본에 와서도 계약이나 돈 문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주간문춘은 "결과적으로 한국 연예인들이 해외진출을 하는 이유는 국내시장에서는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제대로 된 음반매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음반시장이 축소된데다 불법다운로드가 횡행하며 인세는 불투명하다. TV 가요프로그램이 줄만 서면 들어갈 수 있으니 단독콘서트를 열어도 티켓이 안 팔린다. '일본에서 한국의 10배는 벌고 있다'고 알려진 카라를 '돈 때문에 배신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좀 불쌍한 일이다"라며 기사를 마치고 있다고 JP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