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데일리 메일’ 사우디 소식통 인용 보도…美‘아카데미’ “사실무근”
  • 자신의 사촌 등 왕족과 고위관료들을 구금한 모하마브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신의 사촌 등 왕족과 고위관료들을 구금한 모하마브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일(현지시간)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호텔에 구금된 사우디아라비아 왕족들과 전직 장관 등이 美민간군사업체 직원들에게 매일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英‘데일리 메일’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英‘데일리 메일’은 “새 권력자인 빈 살만 왕자에게 고용된 미국인 용병들이 빈 탈랄 왕자를 비롯한 사우디 왕족과 고위층을 매달아 놓고 고문하고 있다”는 사우디 현지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英‘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소식통은 “리야드 리츠 칼튼 호텔에서 왕족 등 ‘부정부패 혐의자’들을 고문하며 심문하고 있는 사람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고용한 美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 직원들로, 이들은 ‘부정부패 혐의자’들을 때리고, 고문하고, 모욕하면서 이들을 정신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英‘데일리 메일’ 소식통은 “왕족들을 구금한 리야드 리츠 칼튼 호텔은 빈 살만 왕세자의 사병(私兵)인 경비대가 지키고 있고, 호텔 바깥은 사우디아라비아 특수부대 장갑차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정규군인 사우디 왕국군에게 경비를 시키지 않은 것은 이들이 구금된 사람들에게 경례를 하고 공손하게 대하는 등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가 구금된 사람들에게 직접 심문을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때 왕세자는 심문 대상에게 정중하고 점잖게 질문을 하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채 그가 방을 떠나면 美용병들이 심문 대상을 매달아 구타하고 고문을 가한다고 한다.

    英‘데일리 메일’은 “소식통에 따르면, ‘블랙워터’ 직원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는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구금에도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현지 SNS를 통해 돌고 있다”고 전했다.

  •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를 비롯해 왕족, 전직 장관, 사업가 등이 구금돼 있는 리야드 리츠 칼튼 호텔의 전경. ⓒ리츠 칼튼 호텔 홈페이지 캡쳐.
    ▲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를 비롯해 왕족, 전직 장관, 사업가 등이 구금돼 있는 리야드 리츠 칼튼 호텔의 전경. ⓒ리츠 칼튼 호텔 홈페이지 캡쳐.


    英‘데일리 메일’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와 그의 가족에 대한 경호를 ‘블랙워터’ 직원들이 맡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를 입수했다는 글을 올렸고, 사우디아라비아 고위층으로 추정되는 내부 고발자의 트위터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최소한 150명의 ‘블랙워터’ 용병을 고용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고 전했다.

    英‘데일리 메일’은 “소식통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美‘아카데미’ 측은 ‘고문을 한 적이 없으며, 우리는 세계 어디에서도 미국인으로써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관련성을 강하게 부정했다”고 덧붙였다.

    英‘데일리 메일’은 “소식통은 빈 살만 왕세자가 美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 소속 용병들을 고용해 왕족들을 고문하고 있다고 했는데, 과거 유명했던 ‘블랙워터’는 이제 ‘아카데미’로 이름을 바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美‘아카데미’ 측은 공식 답변을 통해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직원 가운데 현지에 있는 사람은 없다. 이제 우리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세계 어디서도 미국법과 현지법을 준수하며, 심문 서비스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英‘데일리 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갑부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구금될 당시 상황도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촌인 빈 탈랄 왕자를 자신의 ‘알 야마마 궁전’으로 초청해 만찬을 갖고 안심시킨 뒤 이튿날 오전 2시 45분 자신의 경비대를 침실로 보내 체포했다고 한다. 이후 빈 탈랄 왕자는 잠옷 차림으로 수갑을 찬 채 SUV 차량에 태워져 리츠 칼튼 호텔로 보내졌다고 한다.

    英‘데일리 메일’은 “빈 살만 왕세자가 왕족과 사업가들을 구금하면서 그들의 예금과 자산 등 최소한 1,940억 달러(한화 약 210조 7,230억 원)의 재산을 동결했다”는 사우디 소식통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 英‘데일리 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美정부 관계자는 ‘리츠 칼튼 호텔에 구금된 사람 가운데 최소한 17명이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미 사우디 대사관의 파티마 배셴 대변인은 언론과 만나 ’부정부패 범죄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법률에 따라 합법적으로 체포됐고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英‘데일리 메일’은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3주 전에 최소한 11명의 왕자를 포함해 200여 명의 사업가와 정부 고위관리들을 ‘부패 혐의’로 수도 리야드의 한 호텔에 구금했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0월 ‘근대적이고 개방적인 이슬람’을 표방하며 여성의 운전금지를 비롯해 수많은 수구적 이슬람 율법들을 혁파했다”고 지적, 빈 살만 왕세자가 왕족과 고위 관리들을 구금한 것을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음을 설명했다.

    英‘데일리 메일’의 보도대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갑부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를 비롯해 11명 이상의 왕족과 전직 장관, 대기업 오너 등 200여 명을 ‘부정부패’ 혐의로 리야드의 7성급 호텔 ‘리츠 칼튼’ 로비에 구금해 놓고 있다. 지난 3주 동안 현지에서 전해진 외신들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부정부패 혐의자’들에게 범죄에 대한 자백과 함께 재산의 70% 이상을 헌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외신은 “빈 살만 왕세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3,000억 달러(한화 약 310조 2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왕족 및 고위관리, 사업가 구금은 다른 서방국가들, 특히 미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美뉴욕타임스(NYT)는 “빈 살만 왕세자는 지금 자신이 저지르는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고 있으며, 이 일은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美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