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말레이 총리 강 철 北대사 발언에 "부적절, 외교적 무례"
  •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내에서 북한과의 수교를 끊는다는 등의 ‘反북한’ 정서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강 철 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더 스타 온라인' 영상 캡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내에서 북한과의 수교를 끊는다는 등의 ‘反북한’ 정서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강 철 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더 스타 온라인' 영상 캡쳐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내에서 북한과의 수교를 끊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反북한’ 정서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 스트레이트 타임스’, ‘더 스타 온라인’ 등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북한 당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나집 총리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한국-말레이시아 정부 결탁’ 음모론을 펼친 강 철 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향해 “(북한 대사의) 성명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외교적으로 무례했다”면서 “말레이시아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집 총리의 발언은 북한의 억지를 말레이시아 정부가 더는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강 철 대사의 발언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명예를 훼손시키려는 것으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과의 단교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스타 온라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제전략연구소(ISIS) 수석 연구원 샤르르만 록만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중 특히 2270호와 같은 경우 북한에게 절망적”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국가가 위험을 감수면서까지 북한과 거래를 하겠냐”고 강조했다.

    샤르르만은 “북한도 이런 상황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말레이시아와 소원해질 경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북한에 문을 걸어 잠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국제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수이판 수호 박사는 강 철 대사의 발언을 두고 “외교적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은 보다 외교적이어야 하고 원칙을 따를 줄도 알아야하며, 또한 말레이시아 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말레이시아의 지역 싱크탱크 태평양 연구센터의 오이선 주임 연구원은 “만약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단교할 경우, (말레이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경제협력이 극히 미미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 스타 온라인’에 따르면 이날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김정남 시신 인도 대상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아닌 유가족들에게 넘겨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수교, 2004년 3월에는 駐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설립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은 첫 국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