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문자 폭탄, 후원금 통장에 '18원' 반복 입금 현상도새누리, 정세균 비서 문자 의혹에 "의장실이 문재인 친위대 역할 하고 있나"

  • 최근 상당수 정치권 인사들이 이른바 '문자 폭탄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쏟아지는 욕설 문자로 인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최근 대선을 앞두고 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시종일관 정치인을 향한 문자 테러가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우호적인 '개헌 저지 보고서'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를 문제 삼거나 개헌 찬성 입장을 나타낸 비문(非文)계 의원들이 표적이 됐다. 

    개헌찬성론자인 김부겸 의원은 개헌 저지 보고서를 비판했다가 욕설이 담긴 문자 수 천 통을 받고 결국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만 했다.

    친문(親文)계를 비판했던 비문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당을 떠나라', '다음 총선에서 공천 못 받을거다' 등의 협박성 문자를 셀 수 없이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세력들이 친문계가 아니라면 무조건 배척하고 증오하는 패권주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특히 친문세력의 조직적인 항의에 시달린 비문계 인사들은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하고 때리고 내쫓고 나가라고 했다는데, 특정 개인들이 한 일이기는 하겠지만 그러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테러 행태 양상은 이 뿐만이 아니다. 문 전 대표를 비판한 비문계 의원의 후원금 통장에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주기적으로 입금하는 현상도 급증하고 있다.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의장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의장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 지지를 위한 '친문 문자' 발송자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현직 비서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표만 치켜세우고, 다른 후보들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문자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발송되며 파문이 있었는데, 그 실체가 드러났다"며 "개헌저지 문건파동에 이어 '지지 문자' 소동까지 '문건과 문자 사건'은 더불어민주당이 문 전 대표 1인 지배정당임을 거듭 확인시켜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탈당한 상태에서도 문 전 대표에 줄세우기 업무가 일어나는 것은 문 전 대표 패권이 무소속 국회의장실에도 침투해 있다는 것"이라며 "혹시 국회의장실이 문재인 전 대표 친위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지들에게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한다"며 "우리의 지상목표는 정권교체다. SNS 일각에서의 우리끼리 과도한 비난은 옳지 않다"고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문 전 대표는 또 "동지들을 향한 언어는 격려와 성원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동지들에게 간곡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드리는 저의 호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