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핵포기 대안없어…중,북 못말려"

"김정일이 '내 안전 보장됐다'고 느끼기 전까지 핵포기 없다"

1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북핵실험과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 학술회의에 참가한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은 '북핵실험과 북한 대미전략 전망' 주제발표에서 북한 2차 핵실험 행위를 분석한 뒤 북한 대미전략을 전망하는 내용으로 발제했다.

김 연구원은 "6자회담에서는 김정일이 자신의 목숨 때문에 핵을 가지는 것이라 보고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해 경제지원, 평화협정을 말하지만 체제안전 보장은 제도적인 것이 아니냐"며 "중요한 것은 김정일이라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내 안전이 보장됐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건 언제 알 수 있는게 아니다. 결국은 핵 포기는 안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발제에 앞서 "왜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전략을 펼치게 됐느냐는 논쟁은 이미 의미가 없다. 어떤 논문을 봐도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거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북 핵실험은 전혀 다른 형태"라며 북한이 장거리로켓발사, 2차핵실험 등 초강수를 펼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김정일이 지난해 건강 이상 이후 북한 내부에서도 많은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김정일의 지도력을 부각시키고 충성심을 고취하면서 후계체제 구축을 서두르며 내부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출범한 뒤 김정일은 자신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음을 느끼며 핵 공식화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북한의 대미전략에 대해 "이미 개발한 핵을 포기할 수 없으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는데 매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으며 협상에서 핵군축을 의제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하지만 북한의 핵을 포기시킬만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고 중국은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핵보유전략을 억제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보유전략을 밀고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은 고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북핵실험과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태현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도 북핵관련 협상에 대해 "한동안 어렵고 위험한 과정이 예상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먼저 전향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악순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며 "정치권과 정부는 핵을 포기하는 길이 오히려 사는 길임을 북한에 납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 기회는 아직 있다"며 "북한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한번 만들어지면 일관성 있게 지켜져야 한다"며 "'비핵개방 3000' 정책을 두고 혹자는 여러 논리와 정당성을 들면서 비판하는데 비핵개방 3000은 매우 바람직한 비전 제시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회의 2부에서는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각각 '북핵실험의 군사·외교적 함의', '북핵실험 이후 남북관계 전망'을 발제했다. 토론자로는 구본학 한림대 교수, 이미숙 문화일보 기자, 김경수 명지대 교수, 첨덕빈 중국 복단대 교수, 김규륜 통일연구원 연구원, 김연철 한남대 교수, 송종환 명지대 교수, 정낙근 여의도연구소 통일외교안보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