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소속 헬기, 평양 류경호텔, 주체사상탑, 릉라도 5.1 경기장, 대동강 등 투어
  • ▲ 북한이 최근 평양 상공 헬기투어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상품을 출시한 북한전문여행사 '영파이오니어 투어'. ⓒ영 파이오니어 투어 홈페이지 캡쳐
    ▲ 북한이 최근 평양 상공 헬기투어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상품을 출시한 북한전문여행사 '영파이오니어 투어'. ⓒ영 파이오니어 투어 홈페이지 캡쳐


    외화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독특한 여행 상품을 내놨다. 바로 헬기를 타고 평양 상공을 둘러보는 것이다.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는 지난 5일 “2016년 1월 1일부터 북한 고려항공의 헬기를 타고 평양 류경호텔, 주체사상탑, 릉라도 5.1 경기장, 대동강 상공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 측에 따르면, 평양 상공을 둘러보는 헬기 여행에는 러시아제 Mi-17 수송헬기를 사용할 예정이며, 가격은 180유로(한화 22만 2,800원) 정도라고 한다.

    이 평양 상공 헬기 투어는 5박 6일 일정의 895유로(한화 110만 7,800원) 짜리 북한 관광 상품의 ‘옵션’이다.

    5박 6일 북한 관광 상품은 2015년 12월 29일부터 2016년 1월 2일까지 일정으로, 12월 31일 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리는 불꽃놀이를 관람하는 것이 핵심이다. 헬기를 타고 평양 상공을 둘러보는 ‘옵션’은 1월 1일 아침에 제공한다고.

    다른 북한 전문 여행사들도 ‘평양 헬기 투어’에 관해 홍보 중이다. 중국에 위치한 ‘고려 투어’ 또한 헬기를 타고 북한의 농장, 김씨 일가 기념 조형물 등을 둘러보는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주력 관광 상품으로 내세운 것은 2014년 4월 10일 열리는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 참가 상품이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 등 북한 전문 관광업체들은 내년 4월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와 김일성의 생일 전후를 맞이해 북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석 또는 관람할 수 있는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가격은 한화 120만 원에서부터 230만 원 선이라고 한다.

    호주에 있는 여행사 ‘인트레피드’는 2014년 4월 북한에 들어가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뒤 평양 일대와 개성, 비무장 지대를 둘러보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이 평양 상공을 둘러보는 ‘헬기 투어’ 상품까지 내놓은 것은 외부와 고립된 북한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는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한편 북한 주민들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마식령 스키장 건설, 평양 놀이공원 건설 등 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관광산업이 볼거리뿐만 아니라 숙소, 음식점, 쇼핑, 교통, 통신 등 다양한 배후기반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 북한 주민들과 외국인들 간의 접촉을 금지하고 있는 탓에 북한의 관광산업은 성장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