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연애는...” 철저히 계산된 막말,
  • ▲ 12일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설훈 교문위원장(왼쪽)이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당황한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 오른쪽)이 오른손을 들어 제지하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12일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설훈 교문위원장(왼쪽)이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당황한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 오른쪽)이 오른손을 들어 제지하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DB



    [공작정치]
    주범의 부활을 알리는 날개짓이 요란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12일 국회의장이 주재한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막말]을 내뱉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국회 공전 사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정의화 의장이 마련한 자리였지만,
    공작정치의 화신 설훈 의원에게는
    [철저히 계산된 막말]을 내뱉기 위한 무대였을 뿐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그에게서
    3선 의원이자 상임위원장으로서의 [품격]
    찾아볼 길이 없었다.


  • ▲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연합뉴스DB
    ▲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연합뉴스DB




    ◆ 공작정치의 프로, 철저히 계산된 막말


    이날 설훈 의원의 막말은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정의화 국회의장,
    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의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다.

    그 순간 설훈 의원은 돌연
    회의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곧이어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세월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이유가 뭐냐.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했냐 이 말이다.

    툭 터놓고 이야기하겠다.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해진다."


    동석한 동료 의원들의 경악과 제지에도 불구하고
    설훈 의원은 발언을 이어나갔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은 아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잘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막말로 연석회의를 파국으로 이끈 설훈 의원은
    이후 한 뉴스통신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새누리당 편을 들어줘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고 천연덕스럽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언 시점이나 발언 형식에서
    고도로 계산된 [공작정치] 프로의 기풍이 느껴진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이야기는 거짓말.
    이것은 사전에 치밀하게 짠
    의도적 발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누구누구 연애하지 않았다]는 말을 반복하면
    사람들 기억에는 [누구 연애]라는 단어만 기억하게 된다."


    새누리당은 설훈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지만,
    [유죄 판결][10년간 피선거권 박탈]에도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설훈 의원이
    눈 하나 깜빡할지 의문이다.


  • ▲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20만 달러 수수 의혹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단죄된 설훈 의원. ⓒ연합뉴스DB
    ▲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20만 달러 수수 의혹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단죄된 설훈 의원. ⓒ연합뉴스DB


    ◆ 대선 결과 흔든 대형 공작정치의 주범


    사실 설훈 의원은
    대선의 결과까지 뒤바꾼 적이 있는
    [대형 공작정치의 주범]이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설훈 의원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최규선 로비스트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회창 후보가
    2001년 방미에 앞서 활동비로 돈을 받았고,

    이를 입증할 테이프와 증인까지 확보했다."

       - 민주당 설훈 의원


    허위사실로 점철된 공작정치로 얼룩진 끝에
    대선은 노무현 후보가 승리했지만,
    설훈 의원의 발언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거짓임이 밝혀져
    [허위사실 유포죄]로 피선거권이 10년 간 박탈됐다.

    설훈 의원은 명실상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었다.



  • ▲ 2008년 민주당에 서울 도봉을 국회의원 공천을 해내놓으라며 단식을 한 설훈 의원. ⓒ연합뉴스DB
    ▲ 2008년 민주당에 서울 도봉을 국회의원 공천을 해내놓으라며 단식을 한 설훈 의원. ⓒ연합뉴스DB


    ◆ 허위사실 유포는 당을 위한 자기희생?


    그 후 2007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은 설훈 의원을 [복권]시켰다.

    복권도 됐으니
    다가오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면 되겠구나] 싶었던 설훈 의원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

    민주당조차 그의 부정 비리 전력을 문제삼아
    공천에서 배제키로 한 것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에 항의하며
    [단식 농성] 추태를 벌인 설훈 의원 측이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어처구니 없는 구절이 담겨있다.

    "설훈 전 의원은
    항상 당의 명령에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당원과 도봉구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설훈 전 의원이 20만 달러 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은
    우리 당을 위한 자기희생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의 시각으로 민주당 공천심사를 해서는 안 된다.
    당을 위해 희생한 설훈 후보 즉각 공천하라!"

       - 2008년 3월 12일 보도자료 中


    터무니 없이 날조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2002년 대선 결과를 뒤바꾸고,
    국민의 여망을 짓밟은 공작정치 행각을
    [당을 위한 자기희생]으로 자평하는
    [후안무치]한 태도가 경악스러울 정도다.

    죄인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반성을 통한 사회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인데,
    [허위사실 유포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설훈 의원의
    반성을 모르는 [후안무치]함을 보노라면
    근대 형벌 제도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껴진다.


  • ▲ 지난해말, 설훈·양승조·장하나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대선 불복성 망언이 잇따르자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DB
    ▲ 지난해말, 설훈·양승조·장하나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대선 불복성 망언이 잇따르자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DB


    ◆ 반성은 오간데 없이 제 버릇 개 못주는 듯


    "지난 대선 자체가
    심각한 부정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이 선거 결과가
    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느냐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선거가 100만 표 차이로 졌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 설훈 의원, 지난해 10월22일 의원총회 발언 中


    도망치듯 서울에서 부천으로 지역구를 옮겨
    19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단 설훈 의원.

    드디어 자신의 지난 전력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는 것일까.

    "심각한 부정."
    "승복할 수 있는 선거 결과인가."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병풍][20만 달러 수수 의혹]
    모두 날조된 허위 사실로 얼룩진
    이회창-노무현 간의 16대 대선을 떠올리게 하는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18대 대선을 가리켜 설훈 의원이 내뱉은 말들이다.

    공작 정치의 프로에게는
    세상 모든 선거가 공작 정치의 결과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100만 표 차이로 졌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면,
    불과 57만 표 차이로 끝났던 16대 대선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설훈 의원 자신이 저지른
    [20만 달러 수수 허위사실 날조]만 아니었더라면,
    과연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새롭게 생각해 볼 일이다.


  • ▲ 황우여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이 후보자 검증과 전혀 무관한 산케이신문 보도 건을 언급하고 있다. 교문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를 전혀 제지하려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DB
    ▲ 황우여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이 후보자 검증과 전혀 무관한 산케이신문 보도 건을 언급하고 있다. 교문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를 전혀 제지하려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DB


    ◆ 허위사실 재활용하는 프로의 정신


    취재진 :
    "(교문)위원장이 그 설훈 의원이에요."

    관계자 :
    "아, 그렇다면 그럴 수 있죠. 그런 분이니까."


    국회 교문위원회는
    올해 여러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그 중 황우여 교육부장관과
    김종덕 문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때,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장관 후보자 검증과는 전혀 무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다룬 일본 산케이신문의 기사를 띄워놓고
    뜬구름 잡듯 의혹 제기에 여념이 없었다.

    당시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왜 상임위원장이 이러한 발언을 제지하지 않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교문위원장이 설훈 의원임을 상기시키자
    백이면 백 반응은 똑같았다.

    [그런 분], 즉 설훈 의원이라면
    능히 그럴만한 위인(爲人)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설훈 위원장은
    당시 안민석 의원의 발언을 들으며
    [바로 이거야]라며 무릎이라도 친 것은 아닐까.

    [공작정치]의 대가답게
    [이 건을 한 번 터뜨려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가,
    이날 써먹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 ▲ 설훈 교문위원장이 안민석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설훈 교문위원장이 안민석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공작 전과자 교문위원장이 왠 말인가

    무릇 교육은 인간을 좀 더 나은 인간으로

    계발(啓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설훈 의원은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이다.

    유죄 판결도 받아봤고,
    공민권도 박탈당해봤으며,
    반성하고 앞으로 잘 살아보라는 의미에서 복권도 받았고,
    소속 정당에서조차 부정 비리 전력자라고 공천을 안 주기도 했음에도
    조금도 나아지는 바가 없다.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스럽기만 한 국회다.

    [국가 교육]을 책임지는
    국회 상임위원회를 맡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공작 전과자 설훈 의원이다.

    이런 사람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라니,
    대한민국 국회가 허구언날 욕을 먹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작정치와 허위사실 유포]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감일지도 모르지만,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낯부끄러워서
    설훈 의원을 보러 관광 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저 한 숨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