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미래저축銀 회장, 지난 3일 회삿돈 200억 빼돌려 밀항 시도아들은 2011년 6월 공익요원 근무 중 벤츠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도
  • 퇴출이 결정된 미래저축은행의 오너 김찬경 회장이 지난 3일 회삿돈 200억 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해경에 붙잡혔다.

    김찬경 회장은 지난 3일 오전 우리은행에 예치된 미래저축은행 예금 중 현금 130억 원, 수표 70억 원을 인출했다. 이때는 퇴출될 저축은행 명단 소문이 퍼지기 전이라 고객들의 예금 인출 사태가 일어나기 전이었다.

    김 회장은 인출한 200억 원을 가지고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같은 날 경기 화성시 궁평항 선착장에서 해경에 체포됐다. 해경은 대검중수부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에 김 회장의 신병을 넘겼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김 회장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수십억 원을 대출한 것처럼 꾸며 비자금을 조성하고, 대출 대가로 자신이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한편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중국 밀항’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아들이 저지른 사고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2011년 6월 2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만취한 상태에서 외제차로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7대의 차를 들이받고 뺑소니를 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로 김 모(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1년 6월 5일 오전 3시 경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에서 자신이 리스한 벤츠 승용차로 도로에 서 있던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성수교차로까지 달리면서 승용차와 택시 등 차량 7대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사고 당시 강남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당시 김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37%로 면허취소 수준. 김 씨가 벌인 ‘광란의 질주’는 이를 목격한 택시 2대가 달려가 앞뒤를 막으면서 끝이 났다.

    이후 경찰이 김 씨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아버지가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었다고. 김 씨는 해외유학을 하다 귀국해 관악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일로 회장께서도 얼굴을 못 들고 다닌다. 저축은행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은 제주에서 시작한 향토저축은행으로 영세상인과 소상공인을 위주로 영업을 했던 곳이다. 광고홍보비를 줄이는 대신 모든 직원들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해 칭찬을 듣기도 했다. 1999년 김찬경 회장이 인수한 뒤 다른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미래저축은행은 ‘다이아몬드 개발회사’로 알려진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1월에는 주식 보유 신고 의무를 어겨 금융당국에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은 고위 외교관까지 연루된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은 퇴출 저축은행으로 소문이 난 뒤 3일부터 4일까지 1,000억 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