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정부 대북제재에 강력 반발…"우리 먼저 일방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경고에 강력 반발하면서 미북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단계적 방식 해법을 재차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각국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어기지 말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경악시킬만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쇄 등 선의의 조치를 먼저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이 건설적 방안을 가지고 나온다면 그에 상응하게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한 우리만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미 사이 충분한 신뢰 조성을 위해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 행동이 필수적"이라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 신뢰조성을 선행시키며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을 균형적, 동시적,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새로운 방식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라도 우리는 믿고 있다"고 단언했다.

    앞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신을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했다. 친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당신의 멋진 서한에 감사한다.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밝힘에 따라 2차 회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