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워크숍 후 서울 복귀 않고 곧장 호남행조국당, 교섭단체완화 빌미로 민주당에 위력 행사
  • ▲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가오는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경쟁 관계에 놓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워크숍 후 나란히 호남을 찾고 있다. 양당 간 호남 공략 총력전이 시작되자 서로 '협력'을 외쳤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는 것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조국당은 각각 전날부터 1박 2일간 워크숍을 마친 뒤 서울로 복귀하지 않고 호남으로 향했다. 

    민주당에선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등이 이날 오후 전남 순천시와 영광군을 찾았다.

    박 원내대표는 전남도 의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한 뒤 영광군 의원들과도 별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영광 터미널 인근 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는 등 현지 민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에도 한준호 최고위원과 전남 곡성과 영광을 방문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2주 연속 호남을 찾은 건, 그만큼 이번 재보궐 선거가 절박하다는 뜻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텃밭의 표를 조국당에 내어주면 '호남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은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광도 갈 예정"이라며 "부산도 바로 가는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영광에서 의원 워크숍을 진행한 조국당 지도부도 같은 날 곡성을 찾았다. 조국당에서는 조국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조국당 지도부는 곡성군으로 이동해 노인 대상 배식 봉사와 농민 간담회를 열어 표심을 호소했다.

    해병순직특검법 등 정쟁 법안에선 뜻을 모은 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 앞에선 잡음을 내는 모양새다. 

    앞서 조국당은 4곳의 재보궐 선거에 모두 후보들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국당이 재보궐 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원내 교섭단체 진입 때문으로 보인다. 

    원내 12석을 가진 조국당은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국당은 지난달 현재 20석인 국회 교섭단체 의석수를 10석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민심 그대로 정치 혁신 4법'을 발의했다. 이 법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171석을 보유한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대표가 저한테 와서 교섭단체 완화 얘기할 때 '나는 찬성한다'고 했다. 교섭단체를 10석으로 낮추자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이 5만 명을 넘어 자동 부의돼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조 대표에게 법안 통과 역할을 교섭단체들이 해야 하니 다른 정당을 설득해 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조국당은 민주당에 비해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조국당은 곡성·영광에서 각각 39.88%·39.4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김보협 조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전남 영광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응 방안 비공개 논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열정을 보이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을 의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날 (워크숍 첫 일정으로) 영광군 일정을 마쳤고, 영광 주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의사를 확인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다 할 것이다. 지역 정치의 복원이라는 차원에서 (민주당의 영광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