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 안잡히면 오히려 인상할 수도"
  •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어간다.

    각종 경제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꺾이지 않자 당국 인사들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가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현지시각으로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채권운용사 핌코는 미국이 올해 중반 기준금리를 인하하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더 점진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핌코 측은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지속되고, 11월 대선을 앞두고 양 후보들이 경제 성장을 굳건히 지지할 것이라는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부양책, 재정적자 확대, 인공지능(AI) 붐 등 경제 전반에 호재가 잇따른다.

    미 경제 지표가 잇달아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명분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핌코 측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면서도 경기 후퇴나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도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데이비드 아인혼은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이 시장 전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3번보다 적고 금리 인하가 연내에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방은행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 범위로 더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플레가 잡히지 않으면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추가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날 미국증시가 급락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적인 기준금리 수준이 연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는 시장 견해를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3.6%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longer run) 전망치 2.6%(중간값)보다 높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미국의 최종 금리가 3.25∼3.5%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면서, 연준이 장기 금리 전망치를 올리고 있지만 예상보다 점진적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신중론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