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금리있는 세계' 진입임금-물가 사이 선순환 관계 확인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해제했다.

    8년만의 마이너스 금리 탈출이자 17년만의 금리 인상이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다.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키로 했다.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골자로 한 고(故)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에서 벗어나려는 본격적인 행보다.

    이에 따라 일본은 8년 만에 금리가 있는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

    YCC는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설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매도하는 통화 정책이다.

    시장을 직접 조작하는 것으로 정부가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REIT 매입은 지난 2022년 6월(12억엔)을 마지막으로 보류된 상태로 사실상 폐지된 상태였다.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의 주된 조건으로 강조돼 온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해 왔는데,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포인트 높은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여러 지표가 금융정책을 변경할 요건이 갖춰지면서 일본의 금융정책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임금과 물가 사이의 선순환 관계를 확인했다"면서 2%대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 "지속적·안정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 전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2% 물가안정 목표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경제 물가 정세에 따라 금융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정적인 2% 인플레이션 달성 가능성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적완화 회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이전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