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사타구니·고추 단어 사용 잦아… 성적 호기심 증가한 것으로 보여"주씨 측 "씻을 때 사타구니까지 잘 씻으라고 한 부분이 또 자극이 됐나보다"주씨 측, 특수교사에게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 동의 서두르고 도와 달라 종용"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주부터 통합반 수업 하고자 한다" 통보하듯 메시지
  • ▲ 웹툰 작가 주호민. ⓒ연합뉴스
    ▲ 웹툰 작가 주호민. ⓒ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 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특수교사 A씨가 주씨의 발달장애 아들의 성적 호기심을 눈치채고 성교육에도 힘썼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9일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A씨와 주씨 측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 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5월11일 오전 8시37분 주씨 측은 A씨에게 "○○이(아들)가 그동안 재미있어하던 손으로 붙이고 떼는 일과표를 이제 귀찮아한다"며 "한 가지 패턴을 오래 지속하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더 상위 버전으로 가면 어떨까 한다.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오랜만에 ○○이를 만나서 반가웠다. 작년에 사용하려고 했던 일과표를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A씨는 주씨에게 답하면서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을 조심스레 말씀드린다"고 부연했다.

    A씨는 "오늘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가 지도사 선생님께 다가와서 한  마디가 '사타구니'였다"며 "배꼽, 엄마 브래지어, 고추… 이런 단어들의 사용이 너무 잦아져서 가정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어 A씨는 프로이트의 심리 성적 발달단계를 말하면서 "3~5세 아이들이 남근기라고 해 성적 호기심이 증가하는 시기인데 ○○이도 이 시기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신체에 대한 명칭을 아이의 용어가 아닌 정확한 명칭으로 알려주고, 성교육 동화책을 읽으면서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앎으로 옮겨가길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A씨는 그러면서 "성교육 인형을 활용해 옷 입히고 벗기며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 되는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알아가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보려고 한다"며 "가정에서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알려주시면 함께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주씨는 "씻을 때 사타구니까지 잘 씻으라고 그 부분의 명칭을 알려줬는데 그게 ○○이에게는 또 자극이 됐나보다"라며 "집에서는 그런 표현을 하는 빈도수가 거의 없다. 오늘은 학교 간다고 인지한 후에 몇 번 '고추'를 말하기는 했다"고 답했다. 

    주씨는 "집에서 편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학교에서 자유롭게 하고 있는 것인지"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 ▲ 주씨 측과 특수교사 A씨가 주고 받은 메시지. ⓒ특수교사 A씨 측 법률대리인 제공
    ▲ 주씨 측과 특수교사 A씨가 주고 받은 메시지. ⓒ특수교사 A씨 측 법률대리인 제공
    해당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약 5개월 후인 지난해 9월7일 주씨 아들은 통합학급 수업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조치됐다.

    사건 이후 주씨는 A씨에게 자신의 아들을 다시 통합학급에 넣어줄 것을 요구했다. 주씨가 A씨에게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님의 동의를 서둘러 구하고 합의를 도와줄 것을 종용한 정황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드러났다.

    주씨는 "상대 아이의 힘든 마음을 백 번 이해하고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주씨는 "임시 격리조치를 해결책으로 삼을 수 없다. 피해 학생 부모님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이번주 내로 이뤄지길 바란다"며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주부터는 통합반에서 수업하고자 한다"고 통보하듯 메시지를 보냈다.

    주씨는 또 "상대 부모의 요구만으로 분리를 기정사실화처럼 진행하는 학교의 방향에 상처를 받았다"며 "그런 이유로 맞춤반이라는 장소에서 뵙는 것은 심적 부담이 된다. 개별적인 공간에서 진행해 주기를 부탁하고 어렵다면 교감에게 직접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씨는 A씨의 근무시간이 끝난 오후 8시쯤 메시지를 보내거나, 추석 연휴인 9월12일에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지난 2일 주씨 측은 특수교사의 선처를 구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씨 측은 21일 재판부에는 정작 A씨를 처벌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논란에 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