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 이후 19년 만에 총파업… "처우 개선, 공공의료 확충" 요구당·정 "국민 생명 담보로 하는 '정치파업'은 용납 안 돼… 불법 시 원칙대로 단호 대응"
  • ▲ 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조합원들이 총파업 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조합원들이 총파업 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19년 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사태를 두고 정당한 권한 쟁의행위를 벗어난 불법파업 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부 병원에서 환자를 퇴원시키는 등 파업 첫날부터 의료공백이 가중되자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정치파업'은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곳곳서 혼란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의료 관련 당·정 현안점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보건의료노조가 민주노총 파업 시기에 맞춰 정부의 정책 수립과 발표를 강요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부터 처우 개선,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 등을 위해 파업한 지 19년 만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서울 광화문~대한문 일대에서 총파업투쟁을 벌였다. 민주노총도 이날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고, 사무금융노조와 보건의료노조 등이 이 파업에 참여했다.

    전국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의료기관에서 4만5000명 안팎의 인력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노조에는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 등 60여 직종이 속해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을 줄이거나 연기하고, 환자를 퇴원시키는 등 의료공백 혼란이 일어났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 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 7가지 요구를 제시하며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지만,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당·정 "국민 생명에 큰 지장 줄 때는 불가피한 조치"

    정부는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경고했으나 총파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당·정은 이에 따라 정당한 권리 주장을 넘어선 불법파업 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정부는 보건의료노조의 합법적 권리 행사는 보장하지만 정당한 권한 쟁의행위를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막대한 위해를 끼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장관은 이어 "노동법·의료법 관련한 조항을 지키지 않은 노동쟁의로 인해 국민 생명과 건강에 큰 지장을 줄 때는 정부가 불가피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총 파업 계획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 조 장관은 "지금이라도 민주노총 파업 동참 계획을 철회하고 환자의 곁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당·정은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 대책을 점검했다. 

    개별병원의 근무조 재편성, 유사시 대체인력 투입을 통해 환자 불편을 줄이고 정부가 이들 병원에 인력과 인근 의료기관과 협력체계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파업에 동참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입원 환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신속히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그러면서 보건의료노조의 조속한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19년 만의 파업으로 의료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 건강과 생명이 위협 받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도대체 이들(보건의료노조)에게 의료인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라는 것이 있느냐"며 "조속히 돌아와 합리적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 환자를 외면한 보건의료노조의 무책임한 파업은 결국 부메랑이 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