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책임 통감" 사과"'비상경영 TF' 구성… 한전 협상, 법적 대응" 다짐KBS노조 "말로만 책임 운운… 직원들만 고통분담"
  •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사장은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사장은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수신료 분리징수' 사태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김의철 KBS 사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공사의 신규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비상경영'을 선포하자, KBS 내부에서 "김 사장이 말로만 책임을 느끼는 것 같다"며 "직원들의 '고통 분담'만 강조하지 말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

    "자진사퇴 대신 '비상경영' 선언‥ '고통 분담' 언급"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허성권)은 지난 10일 배포한 성명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에 이어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결재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신료 분리징수'의 법적 바탕이 완결될 전망"이라며 한국전력이 전 방송사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7월 12일부터 TV수신료는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됩니다'라는 자막 홍보를 요청하고 나선 사실을 거론했다.

    "우리의 소중한 일터 KBS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수천억원의 재원이 증발돼 우리 삶이 막막해지는 사태가 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 KBS노조는 "그러나 김의철 사장은 '대국민 사과'와 '자진사퇴', '변화와 혁신을 위한 결단' 등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모습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김 사장은 사장 자리에 계속 남아있기로 하고, 정부를 향한 '법적 소송'과 내부 구성원의 '고통 분담'을 포함한 비상경영으로 버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특히 비상경영이란 명목으로 신규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기존 사업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동시에 직원들의 고통 분담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말로만 '책임감' 언급‥ 실질적 책임은 하나도 안 져"


    "수천억원이 날아가게 생겼으니 KBS의 성장 동력을 정지시키고 오직 노동조합과의 고용유지 협약, 법적 소송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건가?"라고 김 사장에게 질문을 던진 KBS노조는 "국가기간 공영방송사인 만큼 정부와 국회, 방통위와 소통하며 수신료 분리징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재원을 같이 고민하고 활로를 모색해도 모자란 이 시점에서 KBS가 혼자서 수천억원이 빠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다그쳤다.

    KBS노조는 "분리징수 상황에서 실무 차원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나올 때까지 고통 분담을 하라는 말은 자기는 아무 책임도 안 지고 결국 우리한테 오롯이 분리징수 위기를 감당하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김 사장이 수년째 실질적인 임금과 각종 수당 삭감, 복지 축소, 조직 개악 등을 추진하며 직원들의 고통 분담을 강조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KBS 구성원의 일방적인 희생이었다"고 토로했다.

    "회사가 경각에 달한 지금도 김 사장은 말로만 '책임감을 느낀다' '미안하다'고 반복할 뿐 실질적인 책임은 하나도 진 게 없다"고 비판한 KBS노조는 "수신료 분리징수 대위기를 부른 장본인이 바로 김 사장이지만, 정작 스스로 인정하고 사퇴하기는커녕 또다시 습관처럼 직원들의 고통 분담을 부르짖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KBS노조는 "무능경영·불공정방송으로 수신료 분리징수 위기를 자초한 김 사장이 남아 있으면 국민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일 것이고, 직원들의 '총의'도 모이지 않을 것"이라며 "또다시 뒤로 빠지지 말고 당장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신규 사업 중단… 기존 사업과 서비스, 원점서 재검토"


    앞서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가 현실화된 것에 대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사과문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그러나 김 사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신규 사업 등을 전면 중단하는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향후 분리징수 여파에 따라 부분적인 고통 분담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용 안정'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약속한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며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헌법소원' 외에도 향후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시행령이 공포되는 즉시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한편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는 즉시 공포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시행령이 공포된 날로부터 곧장 법 시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