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北외무성 부상… 중국·러시아까지 언급하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 경고
  • ▲ 지난 5월 31일 오전 제주민군복합항 항내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확산방지구상(PSI) 다국적 해상 약식절차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5월 31일 오전 제주민군복합항 항내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확산방지구상(PSI) 다국적 해상 약식절차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북한 외무성은 "우리 '국가'를 상대로 그 어떤 적대적인 봉쇄행위를 기도하거나 우리의 신성한 '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려 든다면 공화국 무력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며 한국이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지난 5월31일 제주에서 개최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엔데버23'을 맹비난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불장난 소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부상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 군부가 이번 훈련이 '방어적'이며 순수 '전파방지'(확산방지)를 목적으로 한다고 생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훈련에 동원되는 무력의 규모와 장비들의 성능을 놓고 볼 때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일본, 남조선 괴뢰들과의 해상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유사시 특정한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금수조치와 선제공격 준비를 완비하기 위한 극히 위험한 군사연습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특히 "훈련이 진행되는 곳(제주 공해상)이 영유권 문제로 인한 (일·중 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예민한 수역(센카쿠열도)과 인접하고 있는 사실은 이번 해상차단훈련이 우리 주변국가들(중국·러시아 등)을 압박하기 위한 다목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상은 "최근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각종 전투함선들을 대만해협에 뻔질나게 들이밀고 있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성원국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진행되는 미국 주도의 합동군사연습들에 계속 코를 들이밀고 있는 속에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를 더욱 격화하는 촉매제로 될 것"이라며 굳이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했다.

    김 부상은 또 "미국이 '전파안보발기'(PSI)와 같은 다국적 군사협력 틀거리들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 동북아시아에서 파국적인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날로 현실화되고 있다"며 북핵이라는 심각한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이번 훈련을 두고 주객이 전도된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김 부상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하고 핵전쟁 위험을 증대하고 있는 장본인이 미국"이라며 PSI의 목적은 "(미국에) 고분거리지 않는 나라들에 대한 일방적인 해상운수 차단과 봉쇄를 합법화해 저들의 패권전략을 실현하려는 데 있다"고 규정했다.

    PSI는 핵·생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WMD)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이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자발적인 국가 간 협력체다. 2003년 5월 미국 부시 행정부 주도로 출범해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PSI는 5년 주기로 고위급회의를 개최하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이번에 처음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