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항공모함 킬러, 괌 킬러 결합 '둥펑-27'은 비장의 무기"美 유출 정보문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뚫을 가능성 높다"군 소식통 "사거리 길고 초음속으로 비행해 궤도 안정화 필요"
  • ▲ 중국이 2019년 열병식에서 선보인 DF-17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뉴시스
    ▲ 중국이 2019년 열병식에서 선보인 DF-17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뉴시스
    미군의 모든 아시아태평양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중국군의 최첨단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7'이 2019년부터 4년 넘게 운용돼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둥펑-27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둥펑-27을 비롯한 여러 미사일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봉쇄 군사훈련을 하기 불과 며칠 전이었다.

    해당 동영상의 출처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엄격한 검열이 이뤄지는 중국 소셜미디어에 이러한 동영상이 퍼진 것을 두고 미국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중국군 소식통은 "둥펑-27은 2019년 이전에 로켓군에 배치됐지만,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이러한 '비장의 무기'를 너무 일찍 공개하고 싶지 않아 했다"며 인민해방군은 둥펑-27의 전신인 둥펑-17을 2019년 중국 건국절 열병식에 공개한 이후에도 둥펑-27을 의도적으로 비밀에 부쳤다고 SCMP에 밝혔다.

    이 소식통은 "둥펑-27은 둥펑-26처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탄두, 단일 극초음속활공체(HGV),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둥펑-27은 사거리 1500km에 음속의 5배로 비행하는 둥펑-17, 사거리 1800km에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 킬러 둥펑-21D과 공통점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가 둥펑-27을 최초로 언급한 것은 2021년 연례 보고서에서였다. 이 보고서는 둥펑-27의 사거리를 중국 본토에서 하와이를 타격하기에 충분한 5000~8000km로 추정했다. 

    둥펑-27은 올 초 유출된 미국 정보문서에도 등장했다. 이 문서는 "인민해방군이 지난 2월25일 수행한 둥펑-27 시험이 성공적이었고, 둥펑-27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high probability)"고 결론 내렸다.

    이 소식통은 유출문서의 정보를 확인하며 "둥펑-27이 수년간 사용됐지만, 인민해방군은 둥펑-27의 복잡한 운영체계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둥펑-27은 둥펑-17과 둥펑-26보다 사거리가 길고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궤적을 안정화하기 위한 시험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험은 정밀 타격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둥펑-27은 둥펑-17의 개량형이다. 둥펑-26은 둥펑-21D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인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SCMP에 "둥펑-26은 사정거리가 약 3500km에 달해 '괌 킬러'라고도 불리며, 둥펑-27은 인민해방군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향상시키는 억지전략의 일부이지만 사거리 내에 있는 미국 하와이나 알래스카가 아닌 일본과 괌의 중요한 기지를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해방군은 최첨단 탄도미사일을 해안지역에 배치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사거리가 더 긴 미사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인민해방군의 둥펑-27 개발계획을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이에 대응해 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했다.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인 군사전문가 루리시는 "미국은 이미 괌에 패트리어트 방공체계을 배치했지만, 이 시스템은 제한된 고도 요격 능력으로 인해 HGV와 함께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데는 무능력하다"며 "그러나 사드는 동펑-26이나 동펑-27과 같은 목표물이 대기권 안팎에서 활공할 때도 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3월 공개한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미군은 태평양 전진기지인 괌 방공망 강화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책정했다. 괌은 사드 시스템 외에도 미 해군의 이지스 시스템으로 보호받고 있다. 

    한편, 미 육군은 사드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저고도 공중 및 미사일 방어 센서, 간접사격방호능력, 업그레이드된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