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이성만, 탈당선언하며 한목소리로 '선당후사' 강조윤관석, 2일 이재명·조정식과 저녁 회동… 이재명, 탈당 권유이재명, '돈 봉투' 윤관석·이성만 자진탈당에 "결단 감사"
  • ▲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2023년4월13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2023년4월13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탈당 이유로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내세우며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이은 '돈 봉투 의혹'으로 당이 혼란에 빠지자 당 지도부의 '거취 결단' 압박에 백기를 든 모습이다. 

    '돈 봉투' 윤관석·이성만, 동료 의원에 억울함 호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윤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검찰의 혐의 사실과 녹취록 정황에 대한 일방적 보도만 있었을 뿐 아직 소환 조사도 받지 않은 상태"라며 "여러 사안에 대해 반박과 할 말은 너무 많지만, 앞으로 있을 검찰 조사와 사법적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본 사건의 성격은 녹취록의 일방적 정황에만 의존한 정치검찰의 야당 탄압, 기획수사라는 점"이라고 자적한 윤 의원은 "의총 직후 선당후사의 자세로 즉각 탈당하겠다"며 "잠시 당을 떠나지만, 정치검찰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검찰이 흘린 녹취록과 언론의 일방적 보도 앞에서 제 입장을 강하게 항변하고 결백함을 드러내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어떤 길이 제 명예를 지키고 무엇보다 당을 지키는 일인지 가슴 깊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에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것에 따른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쳐 윤석열정부의 실정과 검찰독재 폭거 앞에 놓인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지켜주고 민생 고통에 신음하는 국민 여러분의 손을 굳건히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두 의원은 신상발언을 마친 뒤 의원총회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이들은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 ▲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에 앉아있다. ⓒ뉴시스
    ▲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에 앉아있다. ⓒ뉴시스
    윤관석·이성만, '선당후사' 외치며 결국 자진탈당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면담한 후 탈당 의사를 밝혔다.

    윤 의원은 면담을 마친 뒤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마음먹었다"며 "할 말은 많지만 앞으로 조사 등 사법적 과정에 성실히 임해 이 문제를 밝혀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우리 당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수사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자진탈당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이 대표와 조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을 결심해 달라"며 자진탈당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측은 3일 지도부의 탈당 압박에 맞서 지역 당원의 '탈당 불수용 결의문' 제출을 계획했으나 철회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2일 이 의원을 만나 탈당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자진탈당 압박해 놓고… "아쉽고 안타깝다"

    이 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이 대표가) 아쉽고 안타깝다. 끝까지 같이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이런 말씀을 많이 했다"며 "또 결단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윤·이 의원의 탈당과 관련 "본인들이 당을 위해서 결단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사무부총장 휴대전화 4대에 저장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전 부총장과 윤 의원, 이 의원 등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의원 10~20명 등을 대상으로 총 9400만원을 살포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이 증폭되자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25일 온라인으로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송 전 대표는 2일에는 검찰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지 않은 상태로 자진출두했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주변사람 대신 저를 구속시켜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다음날(4월30일) 제출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제출한 휴대전화는 연락처, 통화 내역,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초기화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