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文측근 '3철' 이호철…4년 전 '대북 송금' 이화영과 中 출장 동행

"자유 위해 떠난다" 이호철, 2019년 中 기업인 간담회 참석이화영, 北에 500만 달러 완납 후…'3철' 이호철과 中 출장

입력 2023-04-30 16:59 수정 2023-04-30 17:07

▲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8년 3월10일 오후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함께한 시간, 역사가 되다' 전해철 북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른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가운데 이호철 전 민정수석(노무현정부)이 2019년 4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의 중심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중국 단둥 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은 노무현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 제도개선비서관, 민정수석 등을 지냈다. 이후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일인 2017년 5월10일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긴 뒤 해외로 출국했다.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2019년 4월26일 중국 단둥 오룡산 내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진행된 '경기도-중국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전 수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은 간담회 시작 전 이화영 전 부지사,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등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행사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밤늦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당시 국외출장보고서에는 해당 간담회 취지로 단둥-북측 국경지역 개발관련 회의, 북측 진출방안 협의라고 적혔다. 또, 간담회를 통해 국경지역 개발 및 한-중 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쓰였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의 이름은 출장보고서에 담긴 간담회 참석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아태협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간담회라고 하기보단 술을 마시는 만찬 자리였는데, 이 전 수석이 중국 단둥 기업인들과 통역 없이 중국어로 대화하며 자리를 주도했다"고 회상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북측 국경지역에 호텔, 리조트 등을 짓는 관광지 개발을 주로 논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이화영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의 회장 스마트팜 비용 완납 이후 약 2주 만에 남북협력사업 협의와 투자유치를 명목으로 3박4일 중국 단둥·베이징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출장 첫 일정은 '한·북측 대표자 회의'였는데, 이는 경기도가 아태협에 맡긴 묘목·밀가루 등 인도적 남북교류협력 지원 사업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 회의 직후 이어진 간담회에 이 전 수석과 함께한 것이다. 간담회는 압록강유역집단 회장, 단둥오룡산여유(旅游)유한공사 사장, 단둥하구여유유한공사 사장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부동산·관광지 개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이 중국 출장 역시 쌍방울그룹의 북한 진출을 돕기 위한 행보라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 출장 시점이 김성태 전 회장이 임직원들을 동원해 북측에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비용 500만 달러를 완납한 때이기 때문이다.

이후 쌍방울그룹은 2019년 1월17일 조선 아태위와 맺은 경제협력 합의를 토대로 2019년 5월12일 북한의 대남협력기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관광지 및 도시개발, 지하자원개발협력, 물류유통사업 등 6가지 사업 우선권을 갖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해당 합의서에는 쌍방울과 민경련 산하 개선총회사의 구체적인 관광지 및 도시 개발사업 내용에 중국 단둥과 맞닿은 북한의 신의주 특별개발구(국제경제지대) 부지 990만㎡ 이상을 개발한다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과 이화영 전 부지사는 노무현정부 시절부터 대북 사업에 호흡을 맞췄다. 노무현정부 당시 '이호철-이화영 라인'이 대북 비선 채널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이 전 수석은 국정상황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정부 요직에, 이화영 전 부지사는 19대 국회에 여당 현역 의원으로 입성해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실제로 대북 사업가 고(故) 권오홍 씨가 2007년 6월 공개한 대북 접촉 비망록 '나는 통일 정치쇼의 들러리였다' 에도 이 전 수석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정상회담 등 주요 대북 이벤트 등에서 활동한 구체적인 정황이 담겼다. 권 씨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그룹과 북측의 다리 역할을 했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출신이다.

권씨는 이 책에서 이 전 수석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정상회담 성사를 앞두고 남북 소통 채널에서 자신을 배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호철이 국정상황실장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이화영이 하는 일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화영의 활동이) 이호철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2020년 3월 이화영 전 부지사의 21대 총선 예비후보 사무소를 찾아 지지를 촉구하는 등 공개적으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송금 사실을 사전에 인지해 공모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수원지법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공모 혐의를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병합 심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윤서인의 뉴데툰

특종

미디어비평

뉴데일리 칼럼 프린트 버전

총수일가 3.6% 지분으로 기업집단 지배… 해외계열사·공익법인 통한 우회지배도 여전

총수일가 3.6% 지분으로 기업집단 지배… 해외계열사·공익법인 통한 우회지배도 여전

공정위,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발표
계열회사 보유 내부지분율 54.7%로 기업집단 전체 지배하는 구조
총수일가 지분율 낮은 기업 두나무>HD현대>카카오順
롯데·장금상선, 국외계열사로 국내계열사 우회·편법 지배
사익편취 규제대상 72개 집단·900개 계열사로 7.8% 증가
공정위 "긍정 평가 어렵지만, 승계과정서 자금동원력에 한계도"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