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진핑 4~5월중 모스크바 방문 예정 보도시의 속셈, 죽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도와주기?
  • ▲ 왕이 중공 중앙정치국 위원과 푸틴 대통령. ⓒ뉴시스
    ▲ 왕이 중공 중앙정치국 위원과 푸틴 대통령. ⓒ뉴시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러시아를 방문할지 눈길이 쏠린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스크바행 여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중-러 밀착 행보가 우크라이나전을 확전시킬 가능성 때문이다.

    최근 미-러 간의 신냉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러 간 핵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실전 배치한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줄이고, 상호 핵 시설을 사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탈(脫)냉전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날 조약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러 갈등이 재점화된 것이다.

    나아가 푸틴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핵전력은 국가방위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핵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주주의 파괴자들과 지지자들의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처럼 미-러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살상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미국 매체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 행위는 미-중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미 상원의원도 중국에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러 살상 무기 지원은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중국에 "푸틴의 열차에 올라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며 "영화를 보고 나서도 타이타닉 승선표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 언론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할 경우, 이는 제3차 세계대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블링컨 장관의 주장을 부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유럽연합이 대중 제재에 전면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이 실제로 무기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제재하는 서방의 조치에 동참하지 않았다. 되려, 러시아산 원유 등 에너지를 수입하며,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도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 지도부가 우크라이나군 저항에 점점 약해지는 러시아 상황을 우려해, 군사 지원 카드를 꺼내 종전을 노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종전이 안 될 경우,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서 전쟁을 더 비싸고, 고통스럽게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던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종전을 추진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문 시점에 대해, WSJ은 4월 또는 5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1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왕이 위원이 시 주석의 방문 일정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러-중 정상회담이 제3차 세계대전 기폭제가 될지 평화 협상의 촉매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