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세계 10대 지정학적 위험에 '北핵·미사일 위협' 규정"올해 긴장 고조에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은 이를 과소평가" 지적美 스팀슨센터도 올해 북한 위협을 '중간'에서 '중상'으로 상향
  •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광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광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등 전세계 연구기관들이 올해 북한의 위험도를 상향하거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세계 10대 지정학적 위험의 하나로 규정하고, 북한이 제기하는 위험지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발표한 '지정학적 위험' 보고서에서 북한을 '중간' 위험 등급으로 분류했다. 이는 러시아·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갈등, 미·중 전략경쟁, 중대 사이버 공격, 글로벌 기술 탈동조화, 중동 긴장, 신흥시장 정치 위기, 심각한 테러공격 등에 이은 세계 8번째 위험 수준이다.

    위험지수는 -0.48로, 2021년 2월(-0.75)과 지난해 2월(-0.57)보다 상승했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을 고조시켰다. 여기에는 2022년 단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위협적 행동이 포함되며 일부 무기의 사정거리는 한국과 일본 영토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올해 긴장이 더 고조되고, 추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전술 무기 개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스팀슨센터도 지난 1월 발표한 '2023 세계 10대 위험'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협에 따른 한반도 위험 상황을 10대 위험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중간'에서 올해 '중상'으로 위험도 평가를 높였다.

    스팀슨센터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오판에 근거해 도발적 행동을 취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컨트롤 리스크'의 '위험지도(Risk Map 2023)'에서도 북한의 위험도는 1~10단계 중에서 9단계로 평가됐다. 위험도가 높고(high), 고조(increasing)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이 7차 핵실험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도 지난 6일 2023년 한국 전망에 대해 김정은이 미사일 실험을 늘리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연구기관들이 북한의 위험성을 높이는 이유는, 지난해 60여 차례에 걸친 역대급 미사일 도발과 함께, 올해 북한이 제 7차 핵실험을 실시하려는 관측이 제기됨에 따른 조치들이다. 당초 2월8일 건군절이 핵실험 당일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특이점 없이 지나감에 따라 향후 시점에 대한 갖가지 예상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향후 수개월간 핵실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국가가 핵실험을 진행할 때는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필요성과 핵실험으로 인한 정치적 파급효과를 모두 고려한다"며 "북한은 핵실험을 해야할 시급한 기술적 이유가 없고, 과거 실험을 통해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에 적합한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RFA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