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탐지·추적·공격훈련, 사실상 北 잠수함 겨냥… 세부 일정은 비공개北, 3000t급 추정 잠수함 건조 끝낸 듯… SLBM 또는 핵 추가 도발 가능성9월 말 괌에서 열린 한미 잠수함전작전회의(SWCM)에서 '사일런트 샤크' 논의
  • ▲ 북한이 지난달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달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괴물 ICBM' 발사 등 북한의 무력도발 수위가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한미가 최근 연합잠수함훈련인 '사일런트샤크(Silent Shark)'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 240여 대의 항공기가 투입되면서 역대 최대규모로 기록된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스톰(Vigilant Storm)'에 이어, 한반도 수면 아래에서도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대규모 잠수함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다.

    23일 해군 등에 따르면, 이수열 해군 잠수함사령관(소장)은 지난 9월 말 미국 괌에 주둔한 미 해군 제7잠수함전단과 제15잠수함전대 등을 방문해 한미 잠수함전작전회의(SWCM)를 개최했다. SWCM은 한미 잠수함부대 간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례 회의체로, 1994년부터 열려왔다.

    우리 해군 사령관, 괌 방문해 한미 잠수함전작전회의 참석

    이날 회의에서 한미는 연합 잠수함작전과 전구 대잠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사시 미 잠수함 무기체계 및 특수전 지원 능력 제공, 미국 잠수함전력의 전략적 전개 활성화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이 자리에서 내년으로 계획된 '사일런트샤크' 훈련 추진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잠수함훈련인 '사일런트샤크'는 상대 잠수함을 적으로 가정해 탐지·추적하고, 가상으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원자력잠수함만 보유한 미 해군이 디젤 추진 잠수함을 실전적으로 상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한국에 요청, 2007년부터 격년제로 시행되고 있다. 사실상 북한 잠수함을 가정한 훈련으로 읽힌다.

    내년 중반께로 점쳐지는 이 훈련에는 미국 LA급 공격잠수함은 물론 잠수함지원함(잠수모함) 에머리랜드함(AS39),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밀한 기동이 핵심인 잠수함 특성상 훈련 일정 등을 비롯해 대부분이 배일에 가려져 있거나 비공개다.

    이 같은 한미 해군의 잠수함훈련 논의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최근 북한의 잠수정과 SLBM 개발 및 시험 움직임과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월25일 조선중앙통신은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과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저수지 수중에서 발사하는 장면 등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2015년 첫 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한 이래 북한은 2017년 '북극성-2형', 2019년 '북극성-3형'을 발사했고 '북극성-4ㅅ' '북극성-5ㅅ', 북극성 계열을 소형화한 '미니 SLBM' 등을 선보였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넘어(Beyond Parallel)'도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올 연말 함경남도 신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재래식 잠수함(SSB)을 진수하거나 신형 SLBM을 쏠 수 있다는 분석을 지난달 25일 내놨다.

    국정원도 지난 22일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는 핵무기 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北, 'SLBM 발사' 3000t급 추정 잠수함 건조 끝낸 듯

    북한은 우리의 최신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에 필적하는 규모인 3000t급 추정 잠수함 건조작업을 끝내고 진수 시기를 저울질한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도 있다. 이 잠수함은 SLBM 발사관 3개를 탑재한 형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해군은 "한미 잠수함전작전회의는 양국 잠수함부대 간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례적인 회의"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양국 잠수함부대 간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는 지난 9월30일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미국 LA급 핵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 6000t급)과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76, 10만3000t급)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잠수함훈련을 펼쳤다.

    이때 훈련은 국내 일부 정치권의 반발에도 동해 공해상에서 이뤄졌는데, 이는 북한 잠수함들이 활동할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