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북한 문제에 중국이 관여할 것 촉구미국, 중국 관여 없으면 미국이 하겠단 입장 전달중국 왕이 외교부장 "북핵 관련 기존 입장 재확인"
  • ▲ 악수하는 미중 정상ⓒ뉴시스
    ▲ 악수하는 미중 정상ⓒ뉴시스
    미·중 정상이 북한 문제 관련해 해결 접점을 찾지 못하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회담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첫 대면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현지시간 오후 5시 36분부터 8시 48분까지 3시간 넘게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시진핑에게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 촉구해달라고 전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 측 발표문에 북한 언급은 없었다. 

    여기에 왕이 외교부장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입장을 밝혀, 양국이 한반도 핵 문제 관련해 해결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중국이 '북한에 장거리(미사일), 핵실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명백히 전할 의무를 보유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우리가 특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것을 (중국 쪽에)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는 북한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과 미국의 영토와 역량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인도·태평양에서 미국과 우방국들 간의 동맹을 경계하는 것을 고려한 발언이다. 따라서 중국이 이를 원치 않으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핵 실험 같은 도발을 자제시켜달라는 설명이다.

    앞서 11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미·중회담 의제를 소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할 것이고, 만약 (중국이) 이를 원치 않을 경우, 동북아 내 미군 주둔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일본뿐만 아니라 역내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견해를 전할 것"이며 "북한이 이 길을 계속 간다면 역내 미군 주둔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시 주석에게)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면서 "북한의 최악의 행동을 억제하는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며 "그렇게 할지 말지는 물론 중국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 ▲ 바이든 미국 대통령ⓒ뉴시스
    ▲ 바이든 미국 대통령ⓒ뉴시스
    미-중 정상, 해결 접점 못 찾고 기존 입장 재확인

    그러나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뚜렷한 해결 접점을 찾지 못하고 회담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보유했고, 긍정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존 미국 행정부의 입장과 대비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중국의 북한 통제력 관련해 "중국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은 회담 이후 북한 관련 발언은 없었다. 특히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도 북한 관련 내용이 등장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 회담에서 북핵 문제 관련해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국제사회가 고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반도 핵 문제와 관련해 미중 정상은 어떤 교류를 했느냐'라는 질문에 "시 주석은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점의 핵심을 정시(正視)하고, 북한 측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측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는 문구는 중국이 그간 북한의 고조하는 도발 책임을 미국과 그의 동맹에 돌린 것과 다름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15일 오후 5시(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