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조사과정의 조기 종료, 탈북어민의 귀순여부, 법적용 문제 등 조목조목 정리"당시 합심 조사 때 본인 자백 외에 물증이 전무한 상황, 추가 조사 반드시 필요했는데""청와대는 신호정보에만 의존해 탈북 사실 사전 파악 후 우리 측으로 넘어오기도 전에 흉악범 프레임""당시 청와대는 신호정보(SI)의 보안 강조하면서도, 이를 북한 입장에 부합토록 활용한 것이란 의구심"
  • ▲ 지난 12일 통일부가 공개한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 현장 모습이 촬영된 사진. ⓒ통일부
    ▲ 지난 12일 통일부가 공개한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 현장 모습이 촬영된 사진. ⓒ통일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검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17일 대통령실이 수사와는 별개로 파악한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크게 △조사과정의 조기 종료 △탈북어민의 귀순여부 △법적용 문제 등으로 대별된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먼저 '조사과정 조기 종료'에 대해선 "당시 합심 조사 과정에서 본인 자백 외에는 물증이 전무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청와대는 신호정보에만 의존해 탈북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우리 측으로 넘어오기도 전에 흉악범 프레임을 씌워 해당 어민의 북송을 미리 결정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또, 대통령실은 "당시 청와대는 신호정보(SI)의 보안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이를 북한 당국의 입장에 부합하도록 활용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9월 우리 해수부 공무원의 북측 해역 표류 시에는 신호정보를 장시간 방치해 북한군에 의한 피살을 막지 못했으면서도, 2019년 탈북 어민의 처리에 있어서는 신호정보를 기민하게 활용해 흉악범으로 간주, 강제 북송 조치를 결정하는 등 모순된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조사과정의 조기 종료, 탈북어민의 귀순여부, 법적용 문제 등 조목조목 정리

    이뿐 아니라 당시 "청와대는 귀순 의사를 명확히 밝힌 자필 귀순의향서와 함께 시작되는 중앙합동정보조사를 평가절하했다"고 대통령실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보통 1~2달 걸리는 검증과정을 2~3일 내에 끝내는 등 합심 과정을 졸속으로 처리했고, 선원들이 타고 온 배를 돌려주는 등 탈북민 합심조사를 부실하게 강제로 조기 종료시켰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탈북어민의 귀순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실은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NLL을 넘기 전 탈북어민들은 '이젠 다른 길이 없다. 남조선으로 가자'며 자발적인 남하를 결정했다. 이후 우리 해군의 퇴거 작전 회피, 우리 군함의 경고 사격에 대한 공포감 등에 따라 이동과 정지를 반복하다가 우리 해군에 나포된 것이며, 추후 보호신청서 자필서명 등을 통해 귀순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그다음으론 '법적용의 문제'다. "전(前) 정부는 귀순한 탈북자도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는 국내법과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송환금지의 원칙 등 국제법을 무시하며 귀순자의 범죄행위만 부각시켰다"고 대통령실은 비판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 대통령실은 "인권과 법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페스카마호에서 우리 국민을 살해한 외국인 선원들도 우리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고 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끝으로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