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위협감 고조…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 방한해 무기 공장 방문한국 방산기업들, 폴란드에 FA-50과 K2 전차 최종 수출 확정시키면 5조 원 넘는 무기수출 잭팟 터트리는 셈
  • ▲ 폴란드와 한국 국방부장관ⓒ국방뉴스 캡처
    ▲ 폴란드와 한국 국방부장관ⓒ국방뉴스 캡처
    폴란드가 FA-50· K2를 구매 결정하면서 한국 방산기업의 무기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언론보도가 쇄도하고 있다.

    이처럼 폴란드가 무기구매에 열을 올리며 전력증강에 나서는 이유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위협감 때문이다. 과거 18세기 말 제정 러시아는 폴란드를 123년 간 분할지배했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와 독일은 폴란드를 침략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러한 역사 때문에 폴란드인이 천성적으로 러시아 침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해 러시아로 넘어가게 되면 폴란드와 러시아는 다시 국경을 맞닿게 된다. 여기에 벨라루스는 올 하반기에 러시아에 귀속될 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따라서 폴란드는 국경에서 러시아를 다시 만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며 국방력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

    특히 폴란드가 전력증강을 위해 한국의 경공격기 FA-50 48대와 K2 전차 180대를 구매한다는 언론보도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대표단을 이끌고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방한해, 이종섭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방산기업들의 고위 관계자들과실무 회담을 가졌다. 

    아울러 브와슈차크 장관은 사천에 있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생산 공장을 방문해 FA-50을 36개월 이내에 납품할 수 있냐는 질의서를 KAI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신인균 국방TV에 따르면 폴란드로 귀국한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브와슈차크 장관은 "구형기 46대를 처분하고 신형 전투기 구매절차가 시작된다"며 FA-50 구매를 공식화했다. 

    이처럼 폴란드가 전투기 구매를 서두르는 이유는 우크라이나에 옛소련제 미그-29전투기를 공여하면서 생긴 안보공백 때문이다. 원래 폴란드는 FA-50을 32대만 구매하려 했다가 가성비에 매력을 느껴 구매 물량을 48대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의 대당 가격은 4000만 달러(약 500억 원)다. 만약 계약이 최종 확정되면 48대의 수출액은 2조원이 넘어, 단일국가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이에 KAI내에서는 '폴란드 수출관리팀' 등 전담팀이 신설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 ▲ 폴란드, K2 전차 구매한다는 보도ⓒ신인균 국방TV 캡처
    ▲ 폴란드, K2 전차 구매한다는 보도ⓒ신인균 국방TV 캡처
    이런 가운데 폴란드가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도입하겠다는 논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K2 논의가 개시된 배경에는 최근 폴란드와 독일 간의 외교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폴란드가 T-72을 우크라이나에 공여하면 독일은 대체탱크를 폴란드에 주며 안보 공백을 채워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최소 240여대의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독일이 약속을 불이행하자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넘겨주며 잠재적 군사력을 고갈시켰지만 독일은 배신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독일의 고위 관계자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T-72를 주고 대가로 레오파르트2A4 보다 더 신형인 A6버전을 요구했다"며 "이러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고 이번 사태의 책임은 폴란드에 있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전차거래 무산으로 폴란드는 한국에 눈을 돌렸고, 이로 인해 K2전차 구매 논의가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폴란드는 앞서 구매한 미국의 M1A2에 대해 획득과 유지비용이 높고, 미국이 기술이전도 안해줘서 M1A2가 폴란드 방산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은 "사업관리와 기술이전 측면에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고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K2 계약성사까지 폴란드 장관 서명만 남았다고 신인균 국방전문가는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관계자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수출건은 작년 말부터 가시화됐는데 결정권자인 국방장관이 한국에 와서 직접 본 뒤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폴란드 당국이 조속히 생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K2전차 180대 수출이 최종 확정되면 수출액은 3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가 될 전망이다. 즉, 한국이 폴란드에 FA-50 48대와 K2 전차 180대를 최종 수출하게 되면 방산기업들은 5조원이 넘는 무기수출 '잭팟'을 터뜨리게 되는 셈이다.

    한편, 폴란드는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차체에 자국산 155㎜ 곡사포 포탑을 얹은 크랩 자주포를 2014년부터 배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