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말 바꾸기에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차질… 개점휴업 상태김승희·박순애 새 정부 인사청문 절차도 차질… 부실검증 우려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6·1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법제사법위원장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법사위원장, 원 구성 협상 최대 쟁점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이다.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 및 안건이 본회의에 회부되기 전 반드시 법사위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사수해 민주당의 '입법독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여야가 합의한 대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자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여야는 전반기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전반기 원내지도부의 합의를 의무적으로 계승할 필요는 없다며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및 상임위원회 협상이 미뤄지면서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29일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종료됐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상임위 부재→윤석열정부 인사 부재로 이어져

    사실상 상임위 공백상태에 따라 새 내각의 구성도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장관후보자 인사청문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되면 20일 이내에 청문 일정을 마쳐야 하지만, 상임위가 부재하면 절차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다만 20일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 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최장 10일의 기한에서 청문보고서 송달을 국회에 재요청할 수 있고, 이후에는 국회의 동의 없이 장관 임명이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31일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청문회 없이 장관을 임명할 경우 정부여당은 '국민 검증 부재' 등 여론의 뭇매를 맞을 우려가 있어 정치적 부담이 따르게 된다. 야당도 정부여당 견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청문회 진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국회법 65조 2의 3항에 따라 별도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를 꾸린다면 청문회는 가능하다. 인청특위 설치 및 구성은 국회의장의 주재로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제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 국회의장이 공석인 데다 교섭단체인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사퇴한 만큼 인청특위 설치에도 험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민주당, 지선 진 마당에 합의 깨면 자멸의 늪"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민주당이 지방선거까지 진 마당에 또다시 합의(지난해 7월 진행된 원 구성 합의)를 어긴다면 정말 자멸의 늪에 더 깊게 빠져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합의를 또 지키지 않으면 결국 소탐대실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합의 과정들을 거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것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며 민주당에 조속히 원 구성에 협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길어지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 "여야가 합의했던 대로 합의하면 빨리 끝날 문제"라며 "계속 시간을 끌수록 오히려 민주당에 더 큰 여론의 비판이 몰려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승희·박순애 후보자 외에도 김창기 국세청장, 김승겸 합참의장후보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지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