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후보자 “병사들 가치관 바로잡아야… 일 잘하는 간부 승진케 할 것”"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의미 없다"… 야전 실기동훈련, 연합훈련도 정상화 시사文정부, 남북회담 뒤 정신교육 없애… 국방부 “文정부의 장병 교육 문제없다” 반박
  • ▲ 후보자 사무실이 있는 용산 국방컨벤션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후보자 사무실이 있는 용산 국방컨벤션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정부 국방백서에는 ‘주적은 북한’이라는 개념이 다시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근거는 대통령직인수위 내부 분위기와 국방장관후보자 이종섭 예비역 육군 중장(육사 40기)의 말이었다. 

    장병 정신교육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친 이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국방부는 “문재인정부의 장병 정신교육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정부 국방백서에는 ‘주적은 북한’ 개념 다시 담길 것”

    “윤석열정부 국방백서에는 ‘주적은 북한’이라는 개념이 다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고 채널A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인수위 관계자는 “(장병) 교육 콘텐츠에 문제가 많아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겠다”며 “장병들이 올바른 안보관을 갖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윤 당선인이 지난 1월 “종전선언 운운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 후보자의 발언도 ‘주적은 북한’이 향후 국방백서에 실릴 것이라는 데 힘을 실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군심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을 향후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이종섭 국방장관후보 “장병들, 가치관 중심 잘 못 잡고 있어”

    “군심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의 의미와 관련, 이 후보자는 11일 오후 “야전부대 장병들이 가치관이나 정신세계에 있어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있지 않으냐는 것이 일반적 평가”라며 “장병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 갖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 국방부는 군 장병들에게 적의 실체를 바로 알게 만드는 정신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라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이 후보자는 이어 “간부들도 오직 일만 잘하고 능력만 있으면 진급할 수 있는, 그런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정부에서 제기된 ‘인사 압력’ 잡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군 안팎에서는 분석했다.

    文정부의 군 장병 정신교육… 주적 사라지고 남북정상회담 성과 자랑

    문재인정부는 2018년 국방백서부터 ‘주적은 북한’이라는 개념을 없애고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문재인정부는 뿐만 아니라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로는 북한을 대상으로 경각심을 키우는 정신교육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12일 “국방부가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에 제출한, 지난 10년 동안 군 특별정신교육 시행자료에 따르면, 장병들에 대한 특별정신교육이 2019년부터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6년 북한 위협에 따른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특별정신교육을 확대개편해 매달 실시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교육은 이어졌다. 그런데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특별정신교육 내용이 바뀌었다고 한다.

    6.25전쟁이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대남도발을 다룬 특별정신교육은 사라졌다. 대신 국방부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5월2일과 9·19 평양 남북정상선언 이후인 9월27일 ‘남북정상회담 성과교육’을 전 군에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또 북한이 주적이라는 개념을 심어 주는 대신 ‘영화 속 군인정신’을 주제로 한 정신교육을 실시했다. “군인정신을 고취한다”면서 전쟁영화 주요 장면을 보여주고 해설하는 형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때 장병들에게 보여준 영화는 <명량> <‘바르샤바 1944> <스페셜 포스: 블러드 마운틴> <특수부대: 정글의 전쟁> <G.I. 제인> 등이었다고 한다.

    일선 지휘관들은 이와 관련해 “장병들에게 대북태세를 주지시키기 위한 정신교육이 중요한데 남북정상회담 이후 실종되면서 걱정이 크다”며 “국방부나 각 군 본부의 지시 없이 각 부대 지휘관 재량으로 (정신)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 “우크라이나전쟁 보니까… 문재인정부 정신교육 잘 됐다”

    이 같은 지적에 국방부는 12일 “문재인정부 5년간의 장병 정신교육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12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의 장병 정신교육 관련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부승찬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전쟁을 보면, 전쟁을 억제하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형 전력과 무형 전력의 최적의 조합이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군 당국은) 지난 5년 동안 우리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우리 장병들 역시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훈련은 군의 기본 임무 수행이고,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의미가 없다”며 코로나 대유행 이후 대부분 축소하거나 사라진 야전 실기동훈련을 정상화할 뜻도 밝혔다. 

    특히 대규모 실기동을 동반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도 “군이 기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권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연합훈련 복원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