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동서남북으로 가르는 '벽' 허물어… 강남-강북 더불어 발전 기대""미군기지 공원 만들어 시민광장… 시민과 소통, 정치적 화합에도 큰 역할 할 것""청와대 등 '역사도심' 상징성은 살려야… 전통과 미래가치가 공존하는 도시로"
  •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서울의 정중앙에 위치한 용산은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통합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집무실 이전과 용산 미군기지 부지 개발이 본격화하면 그동안 미군기지로 인해 단절됐던 서울의 동서남북이 연결되고 서울의 동반성장, 균형발전을 이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58)는 23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용산(현 국방부 부지) 이전 계획'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이 교수의 전망은 용산이 이른바 서울의 '3도심'을 잇는 새로운 중심 역할을 해 서울의 동반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서울은 크게 3도심으로 구성돼 있다. 예전의 서울은 소위 사대문 안 지역을 의미했다. 이곳이 '역사도심'"이며 "여기서 여의도가 '금융도심', 강남이 '상권·비즈니스도심'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용산은 이 3도심, 즉 삼각형의 정중앙에 놓인 '통합 도심'으로 새롭게 부상할 것"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용산은 지도상으로 보면 서울의 한가운데에 굉장히 중요한 위치"라고 지적한 이 교수는 "그러나 미군기지가 있어 그동안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벽처럼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비교적 낙후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북' 개발이 늦춰진 요인으로도 용산 미군기지와 경부철도로 인한 '단절'을 지목하며 "용산이 강남부터 강북까지 동서남북을 잇는 큰 '허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강북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지형적인 요인도 있지만, 용산 미군기지와 경부철도를 중심으로 해서 동서남북이 단절된 문제가 있었다"고 전제한 이 교수는 "하지만 이제 미군기지가 반환되고 (윤 당선인이 공약한) 철도 지하화가 이뤄지면 이를 해소하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용산은 그동안 여러 이유 때문에 개발이 미뤄진 곳이 많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감추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집무실 이전 등이 이뤄지면 미래 서울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국민과 소통은 당연히 강화… 정치화합 이끌 '광장' 탄생"

    용산 집무실 이전이 윤 당선인이 내세운 애초 취지인 '국민과 소통'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물론"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집무실이 자리 잡고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예정된 공원 개발이 본격화하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민의 휴식공간, 자유로운 소통과 교류공간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용산에 대통령집무실이 있다면 (대통령 또한) 시민들과 훨씬 더 가까워지고, 더 자주 만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이 교수는 "서양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집무실 및 공공기관과 공원이 함께 조성되는 이른바 '백악관 모델'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광화문보다 훨씬 큰 규모의 '광장'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곳이 시민 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용산이 단순히 개발뿐 아니라 정치적 화합, 국민통합을 이끌 수 있는 말 그대로 '광장'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뉴데일리 강민석기자
    "역사도심 복원-신도심 개발 동반… 전통과 미래 가치 공존"

    이 교수는 자신이 구상한 모델이 세계적 추세에도 부합한다며 청와대 이전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역사도심은 그 상징성을 살리면서 시민들을 위한 '도보형·친환경 관광명소'로 만들고, 용산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엘빈 토플러가 말했듯 미래의 경쟁력은 '시간과 공간과 지식'이 만나는 곳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한 이 교수는 "이 중 시간만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경복궁과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청와대 등을 중심으로 역사도심을 복원하고, 용산 등 새 도심 조성을 동반해야 한다"며 "유럽 선진국들의 사례처럼 전통적 가치와 미래 가치를 함께 살리는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민주당 등의 주장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로 간주하며 "6월 지방선거 때 용산(집무실 이전, 개발 등)에 관한 이슈가 다뤄질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대통령이 용산에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가 되니 상당히 좀 민감하게 의식하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무리한 대통령집무실 이전에 따라 안보공백, 현재 서울 고도제한 체계의 전면 개편 등 혼선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현재 청와대 주변의 고도제한은 안보적 차원이 아니라 애초 경복궁 등 도심 일대 문화재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며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현 고도제한 체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국내 도시설계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경기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 경기도 안산시 설계심의위원, 서울 종로구청 문화지구 심의위원, 청계천복원위원회 도시계획분과 위원 등 그가 관여하지 않은 신도시 개발, 복원사업을 더 찾기 힘들 정도의 경력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