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해도 10%대 꾸준히 유지… 마의 20%대 넘고 30%대까지 넘봐1992년 김영삼, 호남 4.3%… 2002년 이회창 4.9%… 2007년 이명박 9.0%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호남서 얻은 '10.5%'보다 훨씬 높아"민주당, 과거 압도적 지지세 안 나와… 국민의힘, 호남 거부감 상쇄"
  •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좌파 정부 및 호남 출신 정치인들을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여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항 조짐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역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계 후보에게 90%대에 가까운 압도적 '몰표'와 지지율을 보였던 호남 민심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호남권에서 10~20%대 지지율 '순항'

    윤 후보가 지난 5일 당 최종 경선에서 승리한 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발표한 정례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보수정당 후보로는 대체적으로 순항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KSOI가 지난 8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다자대결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호남권에서 16.6%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핵심 텃반인 해당 지역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과반인 53.0%로 월등히 우세했지만, 과거 70~80%대에 달하는 민주당 후보의 압도적 지지율 만큼은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일주일 후인 지난 15일에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국민의힘계 후보로서는 좀처럼 얻기 어려운 마의 20%대를 넘기도 했다. 이 조사에서는 이 후보도 호남에서 9.8%p 올라 62.8%를 기록했지만, 윤 후보도 10.4%p 오르는 등 30%대에 육박한 27.0%를 얻었다.

    다만 22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광주·전라에서 소폭 상승한 64.4%를 기록한 반면, 윤 후보는 8.7%p 내린 18.3%로 지지율이 다소 주춤했다. 이날 지지율 조사에서는 윤 후보(40.0%)의 평균 지지율이 대체적으로 급락하고 이 후보(39.5%)가 급상승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호남서 박근혜 득표율 10.5%보다 높은 尹 지지율

    한국갤럽의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호남에서 15.0%(10일)→11%(19일)로 집계되는 등 꾸준히 10%대를 유지했다.

    뉴데일리와 시사경남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실시하는 정례 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대로 나타난다. 당 경선 이후 윤 후보는 호남에서 22.0%(7일)→22.8%(14일)→27.8%(21일)를 기록하는 등 매주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다소 하락세를 보여도 국민의힘 진영으로서는 '철옹성'과도 같았던 10%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되자 청신호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따른다.

    또한 이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호남에서 얻은 10.5%의 득표율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당시 박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1987년체제 이후 역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계열로는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한 것이었다.

    통합정당이었던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대통령후보는 1992년 호남에서 4.3%를 얻었고,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1997년과 2002년 각각 3.3%, 4.9%를 얻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2007년 호남 득표율은 9.0%였다.

    직전 대선이었던 2017년에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가 호남에서 61.99%를 기록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2.52%를 얻었다.

    "與, 동교동계 연결고리 없고… 野, 호남 거부감 상쇄"

    이 같은 윤 후보의 '호남 순항'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가 '호남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과거 민주당 후보들이 70~80%대 호남 지지율을 얻은 것에 반해 이 후보는 최근 호남에서 50~60%대 지지율이 나온다. 그만큼 호남 지역이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후보가 이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한 데 따르는 반사이익을 윤 후보가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세가 과거만큼 압도적이지 못한 이유로는 "현재 민주당은 '동교동계'와 직접적 연관이 없고, 이에 따라 호남과 연결고리도 약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최근 호남권 인사 영입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부터 이어져온 호남 '구애'의 연장선"이라며 "그만큼 국민의힘을 향한 호남의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도 보인다"고 부연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