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꿈' 커뮤니티, 尹 지지 않는 청년민심 소통 창구 평가일각선 '분열조장' 우려도… "홍준표, 사실상 경선불복이다"
  •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방문해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방문해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개설한 '청년의꿈' 홈페이지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의 독자 세력화 및 신당 창당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홍 의원은 "당을 지킬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여권 인사에 비해 자당 후보를 향한 날 선 촌평을 이어가는 데다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거듭 거부해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거두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2030 지지 받은 홍준표, '청년의꿈' 통해 세력 과시?

    홍 의원은 경선 탈락 9일만인 지난 14일 2030 세대와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의꿈' 플랫폼을 개설했다. 홍 의원은 이 소통 창구를 발판 삼아 연일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청년의꿈 커뮤니티의 '청문홍답(靑問洪答)' 게시판이다. '청문홍답' 코너에서는 네티즌들이 올린 질문에 홍 의원이 직접 댓글을 달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는 19일 18시51분 기준 5324개의 청년 질문이 올라왔고, 홍 의원은 이중 454개 글에 직접 답글을 달았다.

    홍 의원이 이처럼 청년 소통에 활발하게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하자 청년의꿈은 여당 후보에게도 벤치마킹 대상이 된 모양이다. 2030 세대에게 특히 취약성을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유사한 소통 플랫폼 구상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홍 의원이 경선 마지막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만큼, 청년의꿈은 윤 후보에게 쉽게 돌아서지 않는 청년 민심을 결집하는 등 일종의 해소 창구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이날 커뮤니티의 '정치게시판'에는 "'윤슬람(윤석열+이슬람 합성어)'들이 착각하는 게 그분(윤 후보)이 싫어서 안 뽑는 게 아니라 뽑으면 안 되기 때문에 안 뽑는 것이다. 내 양심이 허락을 안 한다"는 등 글과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 "상대가 찢재명('이재명 형수 욕설' 논란)인데도 국민의힘 후보를 못 찍게 만드는 윤석열"이라는 등 '반윤' 정서가 나타났다.

    나아가 "이제 우리가 국민의힘 접수하자. 더이상 이 나라 보수우파 정당이 무너지는 것 못 보겠다"는 등 신당 창당론도 심심치않게 눈에 띄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선 "지금은 (창당) 때가 아니다" 등 반대 의견도 혼재했다.
  • ▲ 청년의꿈 홈페이지의 '청문홍답' 게시판.ⓒ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 청년의꿈 홈페이지의 '청문홍답' 게시판.ⓒ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洪, '신당 창당설' 일축했지만… "尹 대통령 되면 나라 불행"

    홍 의원도 '청문홍답'에서 창당 가능성을 묻는 네티즌의 질문에 이미 "당을 지킬 것"이라며 창당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청년의꿈과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경선 경쟁자였던 윤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했고,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를 미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 아니면 소신투표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대답 불가"라고 했다. 또 "어쩌다가 선진국 시대 이런 양아치 대선이 되었는지"라며 윤 후보와 이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반면 홍 후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대통령감"이라 했고, 김부겸 국무총리에 대해선 "훌륭한 분"이라며 후하게 평가했다. 다만 이 후보의 '형수 쌍욕' 논란에 대해선 "양아치나 할 짓이지요"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홍 의원은 '미국 바이든도 나이 80에 대통령 하는데 홍준표도 대선 또 할 수 있다'는 지지자의 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호응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이 2027년 대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처럼 홍 의원의 내부 비판이 이어지자 '정권교체'를 위한 민심 결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게 나온다. 더군다나 홍 의원이 윤 후보의 선대위 합류에 거듭 선을 긋고 있어 홍 의원의 행보에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낸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홍준표 노욕이 너무 과하다" "홍준표 사실상 경선불복" "승복선언을 했으면 돕지는 못해도 고춧가루는 뿌리지 말아야지, 복당 할 때는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더디 또 마음이 바뀌셨나" 등 비판 글이 올라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도 본지와 통화에서 "승복과 백의종군의 뜻이 언제부터 승자를 공격하게 됐는지 의문"이라며 '분열조장'을 우려했다. 이어 그는 "홍 의원이 너무 선을 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집 찾아간 이준석에게 "밀알이 되겠다"면서도… 선대위 거부

    국민의힘 지도부도 근심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눈치다. 홍 의원이 윤 후보의 '구애'에도 전연 응답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홍 의원의 자택까지 찾아갔다는 전언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 대표가 홍 의원의 집에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언제 어떻게'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서로 대화를 나눴을 때 (홍 의원이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표현을 했지만, 아무래도 (홍 의원이) 선거 뒤 후유증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홍 의원도 보수 진영에서 보수층 지지자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는 만큼 적절한 선을 찾이 않을까 싶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다음날인 19일 거듭 '백의종군'을 강조하면서도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