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효과 50% 안 되면 WHO 승인 안 나는데…"생산거점으로 한국 고려" 부탁하고 "보람 큰 순방" 자찬
  • ▲ 영국 G7 정상회의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 영국 G7 정상회의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방문 등 6박8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백신 예방 효과가 47%에 불과한 독일 큐어백에 대한 효과 검토도 없이 해당 업체 CEO에게 '한국 생산'을 협의한 점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체력적으로 매우 벅찬 여정이었다"면서도 "그런 만큼 성과가 많았고, 보람도 컸다"고 밝혔다. 

    특히 "G7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했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문화·예술의 자부심을, 스페인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의지와 열정을 담아간다"고 강조했다.

    순방 기간 문 대통령은 우한코로나(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과 함께 북한을 포함한 개도국에 백신 지원 방침을 밝혔다.

    靑 "순방 계기 백신 생산 허브국 알려"

    문 대통령은 또 백신 제조사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독일 큐어백 대표와 잇달아 접촉하며 글로벌 백신외교를 펼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백신 생산 허브로서 한국의 위상을 알리게 됐다. 백신 수급의 다각화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큐어백 CE0와 화상면담을 하며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회사를 대상으로 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러나 다음날 큐어백은 홈페이지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47%"라고 밝혔다. 주요 제약사 백신 중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시노팜(79%)·얀센(66%)·시노백(51%)에도 못 미치는 효과다. 큐어백 측은 "미리 목표했던 통계적 성공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큐어백이 최종 결과에서도 백신 예방률 50%를 넘지 못하면 미 식품의약국(FDA)·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긴급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이번 협의가 '비생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굳이 오스트리아에서 독일의 큐어백 대표와 화상통화로 위탁생산을 협의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한국에서 해도 될 독일 큐어백 대표와 화상통화를 순방 일정에 넣은 것 자체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백신 예방 효과에 대한 검토도 없이 큐어백 측에 지원 운운하며 우리나라를 백신 거점으로 만들어 달라고 읍소한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한일회담 무산에 이은 외교결례

    G7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에게 다가가 인사했지만, 약식 회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우리 외교부는 회담 불발 책임을 일본에 돌렸지만, 일본 외무성은 강하게 부인했다.

    '외교 결례'도 반복됐다. 정부는 공식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게시하면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삭제된 사진을 사용했다. 

    정부 페이스북 관리자는 문 대통령이 앞줄에 선 것을 두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라고 외교 성과로 치켜세웠지만, 정작 위치 배정은 각국 대통령을 앞줄에 세우고, 총리는 뒷줄에 서게 한 의전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청와대는 1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문 대통령이 오스트리아 소재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글에 태극기와 함께 독일 국기를 함께 게시했다. 이후 방문국 국기를 잘못 올린 사실이 논란이 되자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