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반기업 행보' 보이다 임기 말 정책 펼치더니 뒤늦게 친기업 행보"한미관계, 동반자적 관계로 성장… 그 과정에서 4대 그룹 기여 컸다" 치하
  •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지난 방미 순방 때 우리 4대 그룹이 함께해준 덕분에 한미 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찬 회동 전 환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44조원 대미 투자 노고 치하

    최근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400억 달러(약 44조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지원한 노고를 치하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됐고, 그 과정에서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님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해서 공동 기자회견, 그리고 조지아주 배터리공장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해 주셨다"면서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임기 중반기엔 기업인 회동 중단

    문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을 불러 오찬을 가진 것은 취임 초기 이후 4년 만이다. 2017년 7월 대기업 대표들과 상춘재 맥주회동을 갖고 소통 강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이후 정부는 최저임금·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의무화, 기업규제 3법 등 반기업적 정책을 추진했고, 기업인 초청 간담회는 중단됐다.

    문 대통령이 임기 11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재계와 소통을 복원하며 친기업적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 재계에서는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기업과 협력을 통한 고용 확대를 배제한 채 공무원 증원에만 치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4년 동안 고용난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김영환 전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트윗 했다. 뭐가 감사하지?"라며 "44조 투자 약속했는데 바이든이 감사해야지? 그것을 국내에 투자했으면 젊은이들 일자리 10만 개는 만들었을 텐데"라고 꼬집었다.

    이재용 사면 관련 "국민 공감 많다"면서도 확답 회피

    한편 이날 회동에서 최태원 회장이 경제계 5단체장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요구를 전하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사면 요구에 일정부분 공감하는 듯한 발언이지만 부정적이던 기존 견해를 뒤집지는 않았다.

    김기남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사면에 긍정이나 부정, 어떤 쪽으로 공감하는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 국민 공감대를 두루 두루 경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찬 대화 내용과 관련해 "국가가, 정부가 가진 외국에 대한 정보도 많지만 기업 쪽에서만 수집할 수 있는 정보도 있지 않으냐는 얘기도 있었다"며 "그것도 서로 공유하자. 기업과 정부가 가진 정보를 호혜적으로 공유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