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 공연 모습.ⓒ유니버설뮤직
    ▲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 공연 모습.ⓒ유니버설뮤직
    소프라노 박혜상이 K-클래식의 위상을 과시했다.

    박혜상 리사이틀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스페인 국립음악당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좌석 띄어 앉기 등 철저한 방역 수칙 아래 진행으며, 관객석의 55%만 제한 개방한 가운데 1290석이 만석을 이뤘다.

    당일 공연에는 마드리드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티센 보르네미사' 예술감독 기예르모 솔라나를 비롯해 마드리드 '카이샤포럼' 관장 이사벨 푸엔테스, 마드리드 시 대표 문화축제 '베라노스 데 라 비야' 총감독 앙헬 무르시아 등 주요 문화기관 관계자·언론인, 클래식 전문 비평가 등이 대거 참석했다.

    스페인 데뷔 무대인 이번 공연에서 박혜상은 슈베르트 '아베마리아',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그 노래 소리'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시편 23편' 등 한국 가곡을 선보였다. 

    박혜상과 천재 기타리스트 라파엘 아기레의 협연도 돋보였다. 두 사람은 '아리랑'과 '아델라' 등 양국을 대표하는 가곡들을 들려줬다. 매 곡이 끝나자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박혜상의 사인이 담긴 앨범 'I AM HERA'는 순식간에 매진됐다.
  • ▲ 박혜상 리사이틀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스페인 관객들.ⓒ유니버설뮤직
    ▲ 박혜상 리사이틀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스페인 관객들.ⓒ유니버설뮤직
    박혜상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진실하게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 시간이었다"며 "사실적이면서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곡들을 통해 관객들이 마음을 되돌아보고, 완연히 취할 수 있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페인 최대 클래식 음악전문잡지 리트모 편집장 겸 저명한 비평가인 페르난도 로드리게즈는 공연 뒤 "박혜상의 스페인 데뷔 공연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압도적인 생명력과 화려한 테크닉, 섬세한 감정선까지 세계적인 차세대 디바로서 박혜상의 위상을 증명한 무대였다"고 평했다.

    관객석에는 한국문화원이 특별 초청한 마드리드 소재 보건소 의료진 및 스페인 적십자 소속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함께했다. 에마 메넨데즈 보건소 소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는데,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그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고, 따뜻함이 가득 남았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립음악당은 예브게니 키신, 몽셰라 카바예,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적인 클래식 대가들의 사진들을 걸어두는 일종의 '명예의 전당' 격인 상설 전시관에 한국인 최초로 박혜상의 사진을 걸 예정이다.

    한편, 박혜상의 공연은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마드리드 한국문화축제'의 개막 무대이기도 했다. '마드리드 한국문화축제'는 △세종문화회관과 함께하는 K-뮤직 쇼케이스(5월 26~28일) △제4회 인디&다큐 한국영화제(6월 1~13일)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6월 9일~7월 30일) △제37회 베라노스 데 라비야(7~8월) 주빈국 참가 등 다양한 행사들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