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내로남불, 피해호소인… "좋은 시절 갔는데 그 시절 마인드로 정국 운영" 위기감
  •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왼쪽)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뉴시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왼쪽)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뉴시스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 본투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분열의 조짐이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악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 체제로는 대선까지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도부 중심 못잡아… 현 체제로 대선 무리"

    민주당 소속 한 중진의원은 2일 통화에서 "지도부가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잘 져야 한다는 말도 무색할 정도"라며 "지도부가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못 해내는 상황에서 지금 체제를 대선까지 끌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우려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5월9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이를 연기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비대위 체제는 이미지가 고착화한 현재 구성원들 대신 외부인사 수혈과 함께 안정성을 가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민주당의 위기감은 크다. 민주당은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다. 선거 패배가 현실화할 경우 김태년 당대표직무대행도 원내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존재한다. 

    지방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과 대통령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던 시절이 가버린 지 오래인데 그 시절 마인드로 정국을 바라보니 모든 게 꼬인 것"이라며 "패배에도 종류가 있는데, 이번 선거는 우리가 스스로 자멸하는 것 같다. 1년간 모든 것을 갈아엎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후 책임론 거셀 듯… "당내 갈등 관리 걱정"

    실제로 선거국면에서 민주당은 외부의 공격보다 내부 악재와 싸워왔다. 

    'LH 사태'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선거체제로 전환했고, 이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극찬하며 비판을 자초했다. 피해호소인 3인방 진선미·남인순· 고민정 의원이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도 임대료를 9%가량 인상했다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받고 선거 캠프를 떠났다.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장악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판론이 제기됐다. 당대표 시절 당의 구심점 역할과 함께 지난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중심을 잡고 새 얼굴로 비대위원을 꾸린다는 계산이다. 

    이 전 대표도 직접 대선 승리 자신감을 내비치기도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선이 몇 달 남지도 않아서 서울시장선거를 이기면 좀 순탄하게 대선까지 가는 것이고, 만약 잘못되면 비포장도로로 가는 것"이라며 "저쪽 당(야당)의 자체 후보는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아직 선거 전이라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선거 후를 기다리며 참는 분들도 많다"며 "초선의원들은 승리하고 분위기 좋은 시절만 봐온 상황이라 당내 갈등 관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