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의미 없어" 국회서 긴급 회견 열고 사퇴 촉구…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대법원 항의방문
  • ▲ 김종인(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 긴급기자회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 김종인(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 긴급기자회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거짓말이 들통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정 초유의 법관 탄핵사태에서 사법부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 판사를 탄핵 제물로 내놓은 모습은 비굴할 뿐 아니라 충격 그 자체"라며 이처럼 밝혔다.

    김종인 "文정부 들어 사법기관이 무법천지로 변질"

    김 위원장은 "헌법과 법률, 양심 말고 정치적 고려를 해야 한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다"면서 "문재인정부 들어 '무(無)법부장관'에 이어 '무(無)법원장'까지 법과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기관이 무법천지로 변질해버린 현실이 정말 개탄스럽다"고도 말했다. 

    "국민은 정권과 결탁한 대법원장의 '탄핵 거래'가 아니냐며 진상을 밝히라고 말하고, 판사들은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한 김 위원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상처 입은 국민께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헌법과 법률, 양심 말고 정치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다"면서 "더구나 법령의 근거도 없이 납득 할 수 없는 사유로 사표 수리를 거부한 것은 직권남용, 거짓 답변서는 허위공문서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추진하려는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두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대법원장) 탄핵 사유는 충분히 있으나, 현재 국회 구조로는 탄핵안 내도 실질적으로 부결될 게 뻔한다"면서 "부결되면 오히려 대법원장에게 머물 수 있는 명분만 주는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뒤 "(김 대법원장 탄핵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는데 이번 임 판사 탄핵에 이어 내는 것은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며 "또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 분명해 자칫 (김 대법원장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8일 의원들과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겠다고도 말했다.

    4일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22일 사표를 낸 임성근 부장판사와 면담에서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여당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며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 버리면 (여당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 3일 국회에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지만,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김명수 대법원장, 물러날 의사 없다고 대답"

    거짓말이 드러나자 김 대법원장은 4일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며 사과했다. 

    이날 민주당 주도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회에서 판사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김기현·전주혜·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은 이날 대법원으로 김 대법원장을 항의방문해 사퇴를 촉구했다. 

    김도읍 의원은 김 대법원장을 만난 뒤 "대법원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법원 구성원에 대한 예의이고, 그나마 신뢰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듯 대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