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출간회… 정의연 등 3개 단체에 '공개토론' 제안
  • ▲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설' '식민지 수탈설' 등을 정면으로 비판한 책 '반일 종족주의'로 학계의 주목을 받은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69·전 서울대 교수)이 소위 '친일청산' 문제를 다뤄온 3개 단체(정의기억연대·강제동원연구회·동북아역사재단)를 상대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일본 학자들이 먼저 '위안부 강제연행설' 제기"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속작인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출간 간담회를 연 이 교장은 "애당초 '위안부 강제연행설'을 만들어낸 것은 조총련계를 포함한 일본인 학자들"이라며 "이것이 우리나라로 유입돼 한국인을 크게 격동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난해 '반일 종족주의'를 펴낸 이후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연구하신 분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적극적인 반론이 제기되기를 바랐으나 시대착오적 비판만 나올 뿐 건설적인 비판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국내에서도 윤명숙 교수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것외에는 반론다운 반론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오랫동안 문화·정신적 독재 권력으로 군림하며 신성 불가침의 귄위를 내세워온 '정의기억연대' 등은 저희가 두 권을 통해 제기한 비판에 대해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 약소 여성에 대한 '성 착취' '인권 문제'로 봐야"

    이 교장은 "저들이 말하는 역사는 정치화한 '역사가 집단'이나 반일 국민정서를 이용하려는 '정치권'이 지난 반세기 동안 지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남성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와 약소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 뿌리 깊은 성 지배의 역사 등이 깔린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저들은 총독부 권력의 묵인·방조·협력 하에 일본군이 순진한 조선인 처녀들을 납치·연행해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사료를 보면 본인과 호주의 취업동의서가 확인돼 유괴·납치 행위로 체포된 사람 중 10%만 징역형에 처해졌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돈을 받고 딸을 팔아넘긴 비정한 아버지와 성을 착취한 남성, 그들을 감언이설로 빼낸 악덕 포주 등이 연출한 역사적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일제 전시 노무동원, '자발성'과 '강제성' 혼합"


    이 교장은 '전시 강제 노무동원'도 종족주의적 환상에 의해 지어진 허위의 역사"라고 말했다. 위안부와 마찬가지로 일제가 조선인 청년들을 노예처럼 끌고 가 위험한 작업장에 내몰았다는 게 저들의 주장이나, 실상은 모집 과정에 '자발성'과 '강제성'이 혼합돼 있었다는 말이다.

    이 교장은 신일본제철(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징용' 배상 소송을 낸 원고의 경우 5:1의 경쟁을 뚫기 위해 '빽'까지 동원해 가며 적극적으로 모집에 응했다는 기록이 있고, 2년가량 정상적으로 임금을 받다가 공장이 해체되는 바람에 임금 정산이 안된 것이지 강제연행돼 임금도 받지 못하고 혹사당했던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또 "노무자들이 혹사당했다는 주장도 당시가 '전시'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전시 공장에선 군대식 규율이 있어 외출이 부자연스럽고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는데, 우리나라도 70년대까지는 그런 잔재가 남아 있어 포항제철에서 군화를 신거나 군복을 입고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근대화, 일본 지배 통해 확산됐다"

    이외에도 이 교장은 토지의 40~50%를 일제가 약탈했다는 '토지·임야 수탈설'도 객관적 증거가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면서 "대다수 연구자들이 한국의 근대가 언제 출발했는지에 침묵하고,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수탈의 억압사로만 기억하고 있으나, 서구 근대문명과 제도가 일본의 지배를 통해 확산됐고 일본인들의 차별대우에 대항해 조선인들이 근대인으로 개화한 것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친일청산'을 주장하는 학계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한 이 교장은 "언제까지 역사 갈등을 방치할 것이냐"며 "1876년 개항부터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규명해 사회적 합의를 형성할 '범국민적 연구포럼'을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교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을 해온 이용수(92) 할머니가 '증오심만 심어주는 수요집회는 그만 나올 때가 됐다'며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이 서로 화해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적극 동감한다"며 "이제는 양국이 서로 화해하고 관용을 베풀고 타협하는 개방적인 국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5개 주제로 '반일 종족주의' 반대론 비판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은 이 교장이 전작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학계 비판을 총 다섯 가지 주제(위안부·전시동원·독도·토지임야 수탈·식민지 근대화)로 나눠 7인의 공저자들과 함께 논박한 후속작이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 정안기 박사(전 서울대 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이우연 박사(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주익종 박사(이승만학당 상근이사), 김용삼 펜엔드마이크 기자 등 기존 5인에 더해 새로 차명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와 박상후 전 MBC 보도국 국제부장이 필자로 참여했다.
  • ▲ 왼쪽부터 박상후 전 MBC 보도국 국제부장, 정안기 전 서울대 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김용삼 펜앤마이크 대기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 김낙년 동국대 교수, 주익종 이승만학당 상근이사. ⓒ권창회 기자
    ▲ 왼쪽부터 박상후 전 MBC 보도국 국제부장, 정안기 전 서울대 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김용삼 펜앤마이크 대기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 김낙년 동국대 교수, 주익종 이승만학당 상근이사. ⓒ권창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