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불출마' 관행 깨고 지역구 행보… 임종석, 종로-성동을 '저울질'
  • ▲ 정세균 전 국회의장. ⓒ뉴데일리DB
    ▲ 정세균 전 국회의장. ⓒ뉴데일리DB
    ‘정치 1번지’ 종로를 둘러싼 여당의 암투가 벌써부터 시작되는 조짐이다. 종로지역구 터줏대감인 정세균 의원(전 국회의장)의 재출마 야심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호시탐탐 정 의원의 자리를 노리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 의원은 당초 차기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국회의장을 지낸 후에는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는 것이 정가의 관례였기 때문. 19대 강창희 전 의장과 정의화 전 의장 모두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하지만 최근 정 의원의 지역구 사수가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차기 총선에서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당 분위기에 따라 이해찬 대표 등 중진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분위기지만, 정 의원은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견해를 내놓지 않아 출마 전망을 뒷받침한다. 정 의원이 최근 지역구 관리에 몰두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 의원이 대권까지 염두에 두었다면 앞서 내리 2선을 꿰찬 종로는 더욱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정세균, 지역구 벌써 두 바퀴째 돈다더라”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세균 의원이 벌써 지역구를 한 바퀴 다 돌고 두 바퀴째 돌고 있다고 한다. 차기 총선에서도 종로를 사수하겠다는 방증 아니겠느냐”며 “국회의장에서 물러난 후 총선에 다시 나서는 최초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이 관계자는 “종로 민심도 (정 의원에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청와대에서 정 의원 욕심에 걸맞은 자리를 만들어 불러들이지 않는 이상 정 의원이 쉽게 터줏대감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DB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DB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 전 실장은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 복귀를 기점으로 종로에 거주지를 마련했다는 풍문이 돌며 유력한 종로 출마자로 부상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종로지역구를 임 전 실장에게 물려주고 고향인 전북에 출마한다는, 이른바 ‘밀약설’이 돌았다. 그런데 정 의원이 지역구 관리에 박차를 가하며 이 같은 밀약설이 사실상 파기됐다는 분석이다. 

    임 전 실장으로서는 원로 정치인인 정 의원과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임 전 실장은 정 의원이 양보하는 그림을 우선순위로 두면서, 첫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을 출마도 의중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해찬發 ‘중진 물갈이’설 돌아

    다만 민주당 차원에서는 임 전 실장에게 힘을 밀어줄 공산이 크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정 의원에겐 이해찬발 '중진 물갈이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진 물갈이설의 출발점은 이 대표가 최근 중진의원들과 수 차례 접촉하며 총선 불출마를 권유한다는 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진의원들이 이 대표와 대면을 피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 6선의 정 의원이 나선다면, 당이 전면에 나서서 조성 중인 ‘세대교체’ 분위기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발표된 민주당의 차기 총선 공천 룰에 따르면 현역인 정 의원이 불리한 형국이다. 민주당은 차기 총선에서 현역의원들에게 전원 경선을 요구하는 한편, 선출직 공직자가 중도사퇴해 보궐선거를 야기하는 경우 등 현역의원들에 대한 패널티를 강화했다. 사실상 대대적 현역 물갈이를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당에선 '황교안 험지 출마설' 거론 

    자유한국당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점쳐진다. 당초 일각에서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아야 한다는 주장도 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비례대표 11번을 달고 총선 승리를 이끈 뒤 2012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황 대표가 최근 각종 대선 후보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만큼, 잠룡으로서 체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도 주목받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