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위해… 日 외무성 '일-북 회담 가능성' 시사"
  • ▲ 2018년 3월 30일 총리 관저에서 납북자 가족과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3월 30일 총리 관저에서 납북자 가족과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도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어디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9일 “일본정부가 납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시사했다”며 일본 정부에서 나온 말들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아베 정부가 이번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공동 제출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일본 외무성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와 납북자문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정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데 따른 결과”라면서 북한과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과 단독회담·만찬 등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해 두 사람 간에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납북자문제는 일본의 문제이므로 일본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다음 번에는 자신이 직접 김정은과 마주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납북 피해자 가족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최우선 과제인 납북자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상황을 주시하면서 모든 선택을 고려해 전력을 다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납북자 거론 안 해" 일본, 서운한 감정

    일본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한국·미국과 접촉해 “일본인 납북자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김정은을 만날 때마다 일본인 납북자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한국정부는 전혀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본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는 한국정부에 섭섭한 감정을 비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일본정부는 납북자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0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일본이 지난 11년 동안 유럽연합(EU)과 함께 발의, 제출했던 북한인권결의안에 동참하지 않자, 일본언론 등 외신들은 “아베 정부가 김정은과 접촉해 납북자문제를 해결하려고 북한 인권문제를 한동안 덮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