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순 교수, 세종보 등 개방 전후 수질 분석…"보 철거하면 나쁜 물 사용해야"
  • ▲ 부분해체가 결정된 금강 공주보.ⓒ정상윤 기자
    ▲ 부분해체가 결정된 금강 공주보.ⓒ정상윤 기자
    충남 금강의 3개 보(洑) 중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한 후 수질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보 개방’을 하지 않은 백제보의 경우,수질이 좋아졌거나 변동이 없었다. 환경부는 지난달 ‘자연성 회복’을 명분으로 충남 금강 3개 보의 철거(세종보), 부분철거(공주보), 상시개방(백제보)을 제안했다. 

    ‘개방’ 세종보⋅공주보는 악화, ‘미개방’ 백제보는 개선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장)는 이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금강 3개 보 상류지점의 수질(국가측정망 활용)을 비교했을 때 세종보와 공주보는 대부분 항목에서 수질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18년 말 뒤늦게 부분개방을 통해 물을 조금 뺀 백제보는 사실상 미개방 상태인데, 조사결과 보를 미개방한 상태에서 수질이 좋아진 항목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보 개방 전인 2015년 전반부(1∼6월), 2016년 후반부(7∼12월)와 보 개방 후인 2018년을 비교한 것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2015년 전반부와 2016년 후반부를 합친 1년과 2018년을 비교한 것은 2015년 8월에서 2016년 7월까지 금강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며 “가뭄이 발생하면 수질상태가 악화해 가뭄이 없던 2018년과 객관적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금강 수질통계는 국제 학술지가 인정한 가장 과학적 방법을 통해 얻은 결과값(95% 신뢰수준)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조사·분석에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총인(TP), 총질소(TN), 클로로필a(Chl-a), 부유물질(SS) 등 총 6가지 수질 항목을 분석했다.

    과학적 방법 분석… 김부겸 장관, 철거 반대 입장 전달

    그 결과 공주보는 보 개방 후 SS·TP·BOD·TN·COD가 각각 106.1%, 69%, 41.8%, 22.8%, 15% 악화했다. Chl-a는 변동이 없었다. 세종보도 SS·TP·BOD·TN이 각각 90.7%, 43.4%, 31.7%, 23.3% 나빠졌다.

    보가 사실상 미개방 상태였던 백제보는 녹조를 나타내는 Chl-a가 23.3% 개선됐고, COD도 1.7% 좋아졌다.

    박 교수는 “통계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보를 개방한 후 대부분 항목에서 수질이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결국 보를 철거하면 지역주민들은 나쁜 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0일 4대강 보 처리 방향과 관련, 일방적 철거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견해를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 개방(이나 철거) 목적만 갖고 추진돼선 안 된다고 환경부에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환경부에 보낸 ‘낙동강 상주·낙단보 개방 관련 경북지역 건의사항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보 주변지역에서 상수원 취수 중단, 농업용수 공급 차질 등으로 인해 가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