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오세훈, 여연 원장에 탈당파 김세연, 재외동포위에 비박 강석호 유력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박성원 기자
    4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 체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황교안 대표가 이번 인선에서 '탕평'을 고려한 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공직자 출신인 황 대표 특유의 '정체성 없는' 정치 스타일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명단을 공개했다. 사무총장에 한선교 의원, 전략기획부총장에 추경호 의원을 내정했다. 대표의 입이 될 대변인은 초선의 민경욱 의원과 전희경 의원이 맡았다. 황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은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 출신의 이헌승 의원이 임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중앙연수원장에 정종섭 의원,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에 신상진 의원, 인재영입위원원장에 이명수 의원, 중앙여성위원장에 송희경 의원, 중앙청년위원장에 신보라 의원, 디지털정당위원장이 김성태 의원(비례), 대외협력위원장에 이은재 의원, 재외동포위원장에 강석호 의원, 노동위원장에 임이자 의원, 상임특보단장에 이진복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김태흠 의원은 신설하는 신적폐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당직 인사 기준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는 경제, 안보, 민생을 살릴 수 있는 국가관과 공직관을 가지고 있는 분들 중 특별히 역량을 갖추고 적임자라고 판단되는 분들을 인선했다"고 밝혔다. 

    탕평이냐, 봉합이냐?... 지적받는 당 정체성 

    그러나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정체성이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의 한 핵심관계자는 "황교안 체제를 보니 당이 어떤 방향을 추구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우선 범친박계 의원들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친박계 지도부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무총장 한선교 의원은 한때 원조친박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국정 운영 당시에는 계파와 거리를 둬 사실상 탈박으로 분류된다. 지난 비대위 체제에서 계파 갈등의 책임을 지고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정종섭 의원, 박근혜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 등은 친박으로 분류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공천을 받았다는 것 외에 특별한 계파 활동은 하지 않고 지냈다. 

    오히려 황 대표는 지역·선수·계파·성비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계 주자로 나섰던 강석호 의원을 등용했다. 이번 임명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당의 뇌수 역할을 하는 여의도연구원장에 비박계·탈당파 젊은 3선 김세연 의원을 유력하게 고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저녁엔 서울 모처에서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오 전 시장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거론됐다. 

    주요 당직자 13명 중 여성이 6명

    당 원내외 지도부에 충청권 인사가 적다는 불만을 고려해 충남의 이명수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앉히는 등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 성비도 고려했다. 총 13명의 주요당직자 중 여성 의원 6명이 포함됐다.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여성으로 채워진 셈이다. 황교안 체제의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황 대표가 “당의 화합을 위한 인사를 했다”는 당내 평가도 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 통화에서 "아직 더 지켜봐야겠지만, 당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인사에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지금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지면 사방에서 괜한 견제를 받을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인사가 잘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