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지도부, 불안한 당 분위기 속 해병대 2사단 방문해 장병 격려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오전 해병대 제2사단이 관할하는 경기 김포 일대 전방 부대를 찾아 장병 생활관을 둘러보고 있다. ⓒ정호영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오전 해병대 제2사단이 관할하는 경기 김포 일대 전방 부대를 찾아 장병 생활관을 둘러보고 있다. ⓒ정호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말을 맞아 전방 군부대를 격려 방문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가 안보 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평양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예정돼 있던 데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설도 여전히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와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군부대를 찾아 한미동맹과 안보를 외친 것은 연이은 탈당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우파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손 대표와 당 지도부는 26일 오전 해병대 제2사단이 관할하는 경기 김포 일대 전방 부대 관측소, 장병 생활관 등 안보 현장을 둘러본 뒤 장병들과 식사 시간을 가졌다.

    또 이날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가 탈당했다. 손 대표는 불안하고 뒤숭숭한 당 분위기와 단식으로 인한 체력 저하 속에서도 가벼운 농담을 곁들이기도 하며 의도적으로 건재한 모습을 보이려는 듯했다.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전방 754OP(관측소)에서 손 대표는 "전방을 바라보니 아직도 분단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추운 날씨에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방에서 수고하는 데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지만, 전방에 서 있으니 평화는 튼튼한 안보와 국방 속에 지켜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틀 위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튼튼한 안보 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중장까지 진급이 가능한 해병대 출신 장교가 '대장', 이른바 '4성장군'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육해공은 (별) 4개가 되고 해병대는 안 된다는 것은 악법"이라며 "어느 군에 있든 별 4개를 달 수 있는 공평한 군대가 되도록 법을 반드시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도 "해병대 4성 진급이 제도적으로 봉쇄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헌원 해병대 제2사단장은 "바른미래당에서 사단에 방문해 격려해주시니 사단 전체 사기가 충만한 것 같다"며 "서부전선을 잘 지켜내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대상으로 사단 작전 현황 브리핑이 진행됐다.
  • ▲ 손학규 대표가 서헌원 해병대 제2사단장(좌측 두 번째) 및 군 장병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다. ⓒ정호영
    ▲ 손학규 대표가 서헌원 해병대 제2사단장(좌측 두 번째) 및 군 장병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다. ⓒ정호영
    예하 부대 장병들과 식사

    이후 손 대표와 당 지도부는 사단 예하 대대로 이동해 군 관계자와 장병들의 연병장 훈련 모습을 관람한 뒤 장병 생활관과 PX(군부대 매점), 체력단련장 등을 둘러봤다. 손 대표는 서 사단장과 동행하며 군 관계자에게 "(1인) 침대로 바뀐 게 언제냐" "(PX에서) 막걸리는 안 파느냐" 등의 가벼운 질문을 건넸다.

    점심식사도 군 간부 및 장병들과 함께 했다. 이날 점심 메뉴는 배추김치, 마른새우피망볶음, 삼치순살조림, 닭곰탕 등이었다. 배식을 마친 손 대표는 서 사단장과 나란히 앉았고, 맞은 편에는 대대장급인 중령과 일반 장병(상병, 일병) 두명이 앉았다. 손 대표는 열흘간 이어진 단식의 후유증 때문인지 "밥을 다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식사를 마친 손 대표는 서 사단장과 장병들에게 소정의 격려금을 전달했고, 서 사단장은 손 대표에게 바른미래당 해병대 2사단 방문 기념사진을 유리 액자에 담아 건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손 대표는 "장병들의 하늘을 찌를 듯한 패기가 마음에 와닿았고, 사병부터 사단장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국가 안보는 여기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어 아주 좋았다"며 "국군 정신을 가장 앞장서 실천하고 보여주는 우리 장병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이며, 미래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평양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인이 현장에 대거 참석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으나 손 대표의 발길은 군부대로 향했다. '왜 평양으로 가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 대표는 "착공식과 상관없이 올해 안에 장병들을 격려하고 싶었는데 단식으로 늦어졌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