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연동형 비례제는 5당 합의 사안"… 홍-나 "도입 아니라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24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5당 합의 여부와 관련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 도입 자체는 '대전제'로 놓고 5당이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당 원내대표는 "검토를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침에 CBS뉴스쇼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주 금요일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한다는 게 아니라 검토한다는 것이 합의문 내용이며, 바로 도입한다고는 안 했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CBS뉴스쇼의 김현정 앵커는 이같이 말한 홍 원내대표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합의된 것으로 아는데, 동상이몽이었느냐"며 "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합의한 적이 없고 검토하자는 것에 합의했다'고 말씀하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말이 맞는다"며 "합의서를 보면 '연동형 비례제를 적극 검토한다'고 돼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할 수 있느냐"며 "단식 끝내기 전날 밤 문희상 국회의장이 와서 '대통령 만나고 오는 길인데 문 대통령이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지지가 확고하다'고 말했고, 그날 밤 김관영 원내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고 홍영표 원내대표와 통화하면서 합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연동형 비례제 도입은 대전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원내대표에게는 '(한국당과) 합의했다. 당신네는 이해찬 당대표의 결재가 중요하니 받으라'고 해서 다음날 3당 합의문이 작성됐고, 여기에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합쳐서 5당 합의가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손 대표는 "이 사람들이 뭐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원내대표 합의문을 이렇게 왜곡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국회는 국회대로 협의를 해나가고 연동형 비례제 추진을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당은 당대로 국민에 직접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나누는 제도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과 같은 거대 정당보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소수 야당에 유리하다.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며 사표를 최소화하는 장점에도 국회의원 수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의원 확대를 꺼려하는 국민 정서상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같은 부정적 시각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는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의회 권한 확대의 필요성 때문이며, 연동형 비례제로 인해 바른미래당 의석을 오히려 더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날 오전 출연한 CBS뉴스쇼에서 손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의회가 허수아비가 되고 있다"며 "의회 권한을 확대하자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 취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를 통해 바른미래당 의석을 몇 개나 더 얻겠느냐. 더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양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손 대표는 "나이가 70 넘은 사람이 단식을 열흘 하면서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나왔겠느냐"며 "정치권에서 사기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 나라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앞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정치, 미래에 대해 크게 생각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