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전… 후보들, 초재선에 러브콜

다음달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재선들을 향한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시작됐다. 

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들은 22일 열린 초·재선 의원들의 '통합과 전진' 모임에서 출마 정견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는 친박(親박근혜)계 유기준 의원(4선)과 중립 성향의 나경원 의원(4선)을 비롯해 김영우·유재중 의원(3선)이 참석했다. 비박(非박근혜)계 원내대표 후보군인 강석호·김학용 의원(3선)은 오지 않았다. 

이날 유기준 의원은 정견 발표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통합 리더'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유기준 의원은 "당 내부의 통합이 우선이며, 개개의 의원들을 당이 도와주고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는데, 한국당의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당의 자산을 잘 운용해 대안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또 "대여·대야 협상을 위해 정보 수집 능력과 전략 수립 능력을 갖춘 통합적 리더가 필요한 때"라면서 "당이 처한 엄동설한을 봄으로 바꾸고, 봄이 오기 어렵다면 제비라도 날릴 수 있는 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친박계와 잔류파가 다수인 초·재선 의원의 모임을 의식한 듯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아쉬움을 포인트로 잡았다. 

나경원 의원은 "야당이 존재감이 없고 당내 다툼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모두가 남 탓이 아니라 내 탓을 먼저 해야 할 때"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무한 정당성의 근거를 만들어 준 것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야당으로서 1년간 열심히 싸웠지만 국민과 공감하는 주제로 싸우지 못했다"면서 "저는 동작구에서도 노회찬 전 의원과 싸워 이겼던 투쟁력이 있는 만큼, 부드럽고 합리적·논리적인 투쟁으로 국민에게 공감받는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3선의 김영우 의원은 "저에게는 다른 후보들보다 젊고 새로운 이미지가 있다"면서 "또 흙수저 출신이라 웰빙정당·귀족정당이라는 당의 왜곡된 이미지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청년·여성층을 보듬고 의원들과 소통해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유재중 의원은 "보수가 우리 당에게 실망한 근본원인을 치유해야 한다"며 "친박 핵심으로서 권력을 행사하려했던 사람들과 20대 총선 공천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은 잠시 당을 떠나달라"고 했다. 

한편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대여 투쟁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를 고르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선거가 친박계와 비박계의 혈투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 안팎에서 화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물론' 중심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경우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서로 다른 쪽에서 권력을 잡으면 피의 숙청이 일어난다"며 계파를 의식하고 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탈계파 선언이 이뤄지는 등 당내 분위기가 급속도로 반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