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 강연… '중국, 한국을 조공(朝貢)국가로 만들려고 한다' 공개
  •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발표한 '21세기 국제정세 분석'과 관련,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가 "미국이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5일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 강의로 <중국, 한국을 조공(朝貢)국가로 만들려고 한다> 편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 영상을 통해 매티스 장관이 언급했던 미국이 북한,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각기 다른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시 매티스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는 '원색적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주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발칸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했다. 또 2008년에는 조지아를 침공해 5일만에 승리를 거두고 이들 지역을 조지아와 분리시키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과 중거리핵전력협정(INF)를 어기고 중거리 순항미사일 개발 및 실전배치를 마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긴급성 관점'에서 미국과 동북아·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북한의 위기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메티스는 이에 대해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빠른 시일 내에 막지 못할 경우 미국 본토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 국제정치질서 자체가 교란 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티스는 끝으로 중국의 '의지 측면' 위협을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메티스는 중국이 군사력을 직접 동원하는 러시아와 달리 방대한 영토와 국력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들을 '점진적 조공국가'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메티스는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고 미국의 패권 질서를 교란할 경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의를 통해 "북한과 급격히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 외교 역사적 경험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21세기 대한민국은 남북한 민족공조가 아닌 공고한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냉전 2.0' 심화와 함께 한반도로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거친 파도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강의는 유튜브 채널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https://www.youtube.com/channel/UCy3ccMfJL911Wvk9x8XRVVg)' 또는 '뉴데일리TV(http://tv.newdaily.co.kr/)'에서 볼 수 있다.
  • [전문]

    - 중국, 한국을 조공(朝貢)국가로 만들려고 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방장관은 2018년 10월 30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유명한 ‘평화문제연구소’(USIP) 토론회에서 21세기 국제정세를 분석하고 미국은 북한,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세 나라가 제기하는 위협의 양태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스티펀 헤들리(Stephen Hedley)소장이 이번 대담자로 나섰다.
     
    매티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원색적 군사력’(raw power)의 측면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적이다. 푸틴의 러시아는 핵무기와 대규모 재래식 무기를 갖고 있다. 이런 군사력을 이용하여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발칸반도를 합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러시아는 국경지역에 있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지역 분리주의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를 침공하여 5일만에 승리를 거두었고 이들 지역은 조지아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이들의 영토는 조지아 전체 영토의 20%에 달한다.
     
    매티스는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과거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주변 국가들을 군사력을 동원하여 위협하는 러시아가 ‘원색적 군사력’의 측면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커다란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미국과 중거리핵전력협정(INF)을 어기고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했다. 이에 미국은 INF협정 파기를 러시아에 통보하고 유럽에서 러시아의 봉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 매티스는 ‘긴급성(urgency)의 관점’에서 북한이 미국과 동북아 및 국제사회에 커다란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긴급성’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경우 ‘시간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6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핵탄두를 소형화시켜 화성-15호와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하여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빠른 시일 내에 막지 못한다고 한다면 미국 본토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 국제정치질서 자체가 완전히 교란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그는 우려하고 있다.
     
    세 번째로 매티스는 중국은 ‘의지(will)의 측면’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군사기지를 갖고 있지 않다. 군사력을 직접 동원하는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방대한 영토와 국력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들을 점진적으로 ‘조공국가(朝貢國家)’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그는 경고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국제정치질서 유지에 협력적으로 나올 경우 협조해야 하지만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고 미국의 패권질서를 교란할 경우에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주장은 21세기 미중 ‘냉전 2.0’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국 봉쇄정책을 강조한 ‘트럼프독트린’과 그 맥이 닿아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국가들이 중국의 조공국가가 된다고 한다면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유지해온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다. 동북아지역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처럼 양자동맹에 의해서 지역 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이 자전거 바퀴의 ‘허브’을 구성하고 거기서 살대가 뻣어나가는 것처럼 양자 동맹들이 존재하면서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이 구성되어 지역질서가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국가들이 중국의 조공국가가 될 경우 이 시스템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매티스는 이런 조공국가화(朝貢國家化)를 막기 위해서 미국이 전통적 동맹체제를 더욱 강화시키고 중국의 부상과 위협에 대해서 이들을 안심시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매티스가 지적하는 것처럼 21세기 국제정치질서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북한, 러시아, 중국은 모두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북방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북방 국가들은 모두 전체주의체제를 갖고 있거나 독재체제를 갖고 있다. 이런 사실은 역사적으로나 현재에도 변화가 없다. 해방 후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가진 미국과 동맹을 체결하고 교류하면서 해양으로 나가면서 오늘의 정치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다. 문재인정부가 그릇된 민족공조론에 서서 북한과 급격하게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려는 것은 한국 외교의 역사적 경험에 어긋나는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남북한 민족공조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국제공조를 통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21세기 미중 ‘냉전 2.0’ 심화와 함께 한반도로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거친 파도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