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러시아와의 중거리핵 조약 폐기 선언, 그 진짜 목적은 '중국 봉쇄'
  •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가 최근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는 사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해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지난 24일 <트럼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선언, 슈퍼 A급 태풍되어 한반도로 밀려온다> 강의를 올렸다.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내용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이 영상을 통해 트럼프가 러시아와 맺었던 INF를 폐기한 궁극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014년 SSC-8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서 INF를 위반했다. 미국은 러시아에게 위반 중지를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듣지 않았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이같은 불이행을 꼬집으며 결국 INF 폐기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중국도 새로운 다자적 방식의 INF조약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중국을 끌어들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INF 폐기는 러시아를 겨냥한 듯 보이지만 실제론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성동격서 전략'의 일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동격서는 중국의 고대 병법 중 하나다. 동쪽을 공격한다고 떠든 뒤 서쪽을 친다는 뜻으로 적을 헛갈리게 만들고 허를 찌르는 계책이다. 중국은 현재 핵무기를 300개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0개가 중거리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는 핵전력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펑-27'은 '괌 익스프레스'로 불릴 정도로 남중국해, 동중국해, 일본, 한국, 괌 기지 등을 빠르게 타격할 수 있는 위력적 무기로 꼽힌다.

    미국이 INF 조약 파기로 아시아에 위치한 군사기지에 무기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이 미국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게 된다.

    김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중국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도발이 심화되자 중국의 주력 핵전력인 중거리미사일을 제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INF 폐기를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면서 러시아와 연대해 중국을 치는 새로운 형태의 3각 외교 노선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3각 외교 노선을 통해 미-러-중 사이 다자간 중거리 협정이 논의될 경우 자연스럽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포함될 것"이라면서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반미노선'으로 한미동맹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오는 6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주변 강대국들이 움직이게 되면 한반도에는 A급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강의는 유튜브 채널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https://www.youtube.com/channel/UCy3ccMfJL911Wvk9x8XRVVg)' 또는 '뉴데일리TV(http://tv.newdaily.co.kr/)'에서 볼 수 있다.
  • [전문]
     
    - 트럼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선언, 슈퍼 A급 태풍되어 한반도로 밀려온다

    트럼프대통령은 2018년 10월 20일과 22일 1987년 소련과 맺었고 소련 해체 후 다시 체결된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INF)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이 INF에 의해 손이 묶여있는 사이 중국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사정거리 3천km-4천km인 ‘동펑(東風)-26’과 같은 중거리미사일과 핵전력을 증강시켜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도 새로운 다자적 방식의 INF조약에 가입시켜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10월 22일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을 모스크바에 파견하여 INF 탈퇴의사를 푸틴에게 전달케 했다. 2014년 러시아는 SSC-8 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하여 INF를 위반했다. 그 이후 미국은 러시아에게 위반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듣지 않았다. 트럼프의 INF 폐기 카드는 러시아의 위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전개되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을 봉쇄하고 견제하기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의 폐기 선언 이후 세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1) 러시아와 체결한 INF 일방 폐기처분, 2) 기존 INF 협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조약 협상, 3)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다자적 INF 조약 협상. 이 방안들 중에서 세 번째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는 태평양사령관으로 재직시 중국이 중거리 협정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중국 미사일 전력의 95%는 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러시아와 INF 때문에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충분한 미사일 전력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핵무기를 300개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200개가 중거리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는 핵전력이다. 특히 ‘동펑-27’은 ‘괌 익스프레스’로 불릴 정도로 남중국해, 동중국해, 일본과 한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위력적 무기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중국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도발이 심화되자 중국의 주력 핵전력인 중거리미사일을 제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해작전’을 펼치는 미군함들에게 ‘동펑-27’ 중거리미사일은 직접적 위협이다.

    냉전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쟁에 개입하여 엄청난 전쟁비용을 지불하고 철수함으로써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이때 키신저는 문화대혁명의 광풍 속에서 고립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던 중국을 전격적으로 국제사회로 끌어내어 파트너로 삼고 소련에 대항하는 ‘3각외교전략’(triangular diplomacy)을 펼쳤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은 숨쉴 공간을 만들어내고 결국 냉전 대결에서 소련을 몰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독트린’의 핵심을 이루는 이번 대중국 봉쇄전략은 INF 폐기라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통해서 러시아와 연대하여 중국을 치는 새로운 형태의 3각외교노선인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이다.

    트럼프의 새로운 3각외교노선에 의해서 미-러-중 사이에 다자간 중거리 협정이 논의되면 이 틀 내에 자연스럽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방문 중 실제로 볼턴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이 위협 요인이고 이 문제들도 반드시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무시하고 북한과 민족공조론을 통해서 남북군사 분야이행합의서를 ‘셀프 비준’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손발을 묶으려는 문재인정부의 ‘반미노선’(反美路線)은 한미동맹을 파탄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INF 폐기 선언과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은 미국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 슈퍼 A급 태풍이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영호(성신여대 정외과 교수)